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1월 1일 신년사를 통해 미국을 향해 발신한 메시지가 한동안 멈춰섰던 북미대화의 향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지난해 12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된 '세밑 친서'가 예고편 역할을 했지만, 침묵을 깨고 직접 육성으로 전해지는 그의 새해 벽두 메시지가 교착상태인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논의의 향방을 좌우할 중대 분수령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최근 인도적 지원 문제를 비롯해 잇단 대북 유화적 제스처로 '손짓'을 보낸 가운데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어느 수준에서 '응답'을 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김 위원장이 이날 신년사에서 미국을 향해 보낸 메시지는 크게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과 "미국이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 들고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지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 이은 2차 핵 담판 테이블에 앉을 의향을 공개적으로 재확인, 톱다운식 해결 의지를 밝히며 기본적으로 대화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미국이 계속 제재·압박 기조를 풀지 않는다면 경우에 따라 다른 길을 갈수도 있다는 '경고'도 함께 보낸 '강온 병행' 전략인 셈이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담긴 '북미 간 새로운 관계 수립' 및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히고 여러가지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왔다고 강조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미국 조야의 의구심을 불식하기 위한 차원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더 확실하고 획기적인 조치들'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미국의 신뢰성 있는 '상응한 실천 행동'이 있어야 한다며 제재 완화 등 상응 조치가 있어야만 추가 비핵화 실행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는 '조건부 실행조치 이행' 입장도 분명히 했다.
북미가 '선(先) 제재 완화'와 '선(先) 비핵화'를 놓고 몇 달째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다시 제재완화로 대변되는 미국의 상응 조치를 강도 높게 요구하면서 적어도 외견상으로는 선후 관계를 둘러싼 북미 간 힘겨루기가 지속되는 양상이 연출된 것이다.
김 위원장이 남북 협력·교류의 전면적 확대 발전과 관련해 언급한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 재개'도 결국은 현행 대북 제재의 틀 내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미국에 대한 제재 완화 압박 성격이 그 자락에 깔린 것으로 보인다.
현행 체제의 틀 내에서나마 인도적 지원, 남북 경협 등을 매개로 성의를 표현하며 비핵화 실행조치에 대한 북한의 구체적 답변을 내심 기대했던 미국으로서는 김 위원장의 '입'에서 가시적 조치를 구체적으로 듣지는 못한 셈이다.
이제 공을 넘겨받은 미국이 신년사를 통해 드러난 북한의 의중을 어떻게 진단하고 이후 북미 관계의 방향을 잡아나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내년 1∼2월'을 시야에 두고 2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혀온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일단 김 위원장이 "언제든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며 화답한 데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크리스마스이브인 지난해 12월 24일 트위터를 통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등 북한 관련 팀의 보고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하한 뒤 "진전은 이뤄지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과의 '조기 재회'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며 김 위원장에게 '신호'를 보낸 바 있다.
실제 친서 외교를 비롯한 정상 간 핫라인을 통해 면면을 이어온 '톱다운 협상'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와 제재 완화 등의 '엉킨 실타래'는 결국 두 정상 간 직접 담판을 통해 풀어야 할 문제라는 시각도 일각에서 제기돼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 실행조치에 대한 '화끈한 답'을 얻지는 못한 가운데 미국 내 회의론을 쉽사리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1차례의 북미 정상회담 개최 등 지난 1년간 급변했던 한반도 정세가 말해주듯,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하며 미 본토에 대한 '핵 단추' 위협에 나섰던 지난해 신년사보다 긴장감은 크게 떨어졌지만, 미언론들이 '새로운 길'에 대한 김 위원장의 '경고'를 주목하며 비중 있게 다룬 것 자체가 미국 조야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대목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중단을 요구하면서 '전략자산을 비롯한 전쟁 장비 반입의 완전한 중지'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도 미국 내 회의론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북한이 언급해온 비핵화가 트럼프 행정부가 적시해온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결국 핵우산 철폐 등을 염두에 둔 '한반도 비핵화'를 가리킨 것이라는 미국 조야 일각의 시각에 힘이 더해지면서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못 믿게 하는 소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더욱이 시리아 철군 문제로 불거진 트럼프 대통령의 '세계의 경찰 중단 선언'과 맞물려 어느 시점에는 주한미군 철수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시선도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 요구나 제재에 가로막혀 있는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언급한 것을 두고는 자칫 한미 간 틈을 벌릴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워싱턴 외교가 일각에서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김 위원장의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 요구에 대해 "한미 동맹에 새로운 압박을 얹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조야에서 회의적 목소리가 커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확실한 성과에 대한 담보 없이 2차 핵 담판에 나서는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월3일부터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관여 드라이브의 속도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의 운신 폭을 좁히는 부분으로 꼽힌다.
결국 김 위원장으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이번 신년사가 교착국면의 전환으로 이어질지를 가를 1차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워싱턴=연합뉴스
지난해 12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된 '세밑 친서'가 예고편 역할을 했지만, 침묵을 깨고 직접 육성으로 전해지는 그의 새해 벽두 메시지가 교착상태인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논의의 향방을 좌우할 중대 분수령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최근 인도적 지원 문제를 비롯해 잇단 대북 유화적 제스처로 '손짓'을 보낸 가운데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어느 수준에서 '응답'을 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김 위원장이 이날 신년사에서 미국을 향해 보낸 메시지는 크게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과 "미국이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 들고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지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 이은 2차 핵 담판 테이블에 앉을 의향을 공개적으로 재확인, 톱다운식 해결 의지를 밝히며 기본적으로 대화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미국이 계속 제재·압박 기조를 풀지 않는다면 경우에 따라 다른 길을 갈수도 있다는 '경고'도 함께 보낸 '강온 병행' 전략인 셈이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담긴 '북미 간 새로운 관계 수립' 및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히고 여러가지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왔다고 강조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미국 조야의 의구심을 불식하기 위한 차원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더 확실하고 획기적인 조치들'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미국의 신뢰성 있는 '상응한 실천 행동'이 있어야 한다며 제재 완화 등 상응 조치가 있어야만 추가 비핵화 실행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는 '조건부 실행조치 이행' 입장도 분명히 했다.
북미가 '선(先) 제재 완화'와 '선(先) 비핵화'를 놓고 몇 달째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다시 제재완화로 대변되는 미국의 상응 조치를 강도 높게 요구하면서 적어도 외견상으로는 선후 관계를 둘러싼 북미 간 힘겨루기가 지속되는 양상이 연출된 것이다.
김 위원장이 남북 협력·교류의 전면적 확대 발전과 관련해 언급한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 재개'도 결국은 현행 대북 제재의 틀 내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미국에 대한 제재 완화 압박 성격이 그 자락에 깔린 것으로 보인다.
현행 체제의 틀 내에서나마 인도적 지원, 남북 경협 등을 매개로 성의를 표현하며 비핵화 실행조치에 대한 북한의 구체적 답변을 내심 기대했던 미국으로서는 김 위원장의 '입'에서 가시적 조치를 구체적으로 듣지는 못한 셈이다.
이제 공을 넘겨받은 미국이 신년사를 통해 드러난 북한의 의중을 어떻게 진단하고 이후 북미 관계의 방향을 잡아나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내년 1∼2월'을 시야에 두고 2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혀온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일단 김 위원장이 "언제든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며 화답한 데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크리스마스이브인 지난해 12월 24일 트위터를 통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등 북한 관련 팀의 보고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하한 뒤 "진전은 이뤄지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과의 '조기 재회'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며 김 위원장에게 '신호'를 보낸 바 있다.
실제 친서 외교를 비롯한 정상 간 핫라인을 통해 면면을 이어온 '톱다운 협상'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와 제재 완화 등의 '엉킨 실타래'는 결국 두 정상 간 직접 담판을 통해 풀어야 할 문제라는 시각도 일각에서 제기돼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 실행조치에 대한 '화끈한 답'을 얻지는 못한 가운데 미국 내 회의론을 쉽사리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1차례의 북미 정상회담 개최 등 지난 1년간 급변했던 한반도 정세가 말해주듯,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하며 미 본토에 대한 '핵 단추' 위협에 나섰던 지난해 신년사보다 긴장감은 크게 떨어졌지만, 미언론들이 '새로운 길'에 대한 김 위원장의 '경고'를 주목하며 비중 있게 다룬 것 자체가 미국 조야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대목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중단을 요구하면서 '전략자산을 비롯한 전쟁 장비 반입의 완전한 중지'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도 미국 내 회의론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북한이 언급해온 비핵화가 트럼프 행정부가 적시해온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결국 핵우산 철폐 등을 염두에 둔 '한반도 비핵화'를 가리킨 것이라는 미국 조야 일각의 시각에 힘이 더해지면서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못 믿게 하는 소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더욱이 시리아 철군 문제로 불거진 트럼프 대통령의 '세계의 경찰 중단 선언'과 맞물려 어느 시점에는 주한미군 철수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시선도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 요구나 제재에 가로막혀 있는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언급한 것을 두고는 자칫 한미 간 틈을 벌릴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워싱턴 외교가 일각에서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김 위원장의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 요구에 대해 "한미 동맹에 새로운 압박을 얹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조야에서 회의적 목소리가 커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확실한 성과에 대한 담보 없이 2차 핵 담판에 나서는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월3일부터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관여 드라이브의 속도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의 운신 폭을 좁히는 부분으로 꼽힌다.
결국 김 위원장으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이번 신년사가 교착국면의 전환으로 이어질지를 가를 1차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