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나물노래'등 9곡 발굴 복원 성공
"옛 공동체 모습 들여다 본 문화유산"
책자·CD제작 학교등 무료배포 예정
"양평지역에서 구전·전승되고 있는 토속민요를 발굴해 발표회를 할 수 있게 된 것이 경기소리인생 30년에 매우 소중한 보람입니다."
신필호 (사)한국경기소리보존회 양평군지부장은 경기도무형문화재 제31호 '경기소리' 이수자다.
오랜 기간 연습을 하며 준비를 해 온 발표회를 몇 시간 앞두고 무대 위에서 한창 공연 리허설을 하고 있는 그를 찾아갔을 때 그의 얼굴은 설렘과 긴장감이 역력했다.
지난 2006년 양평에서 터를 잡아 살아오면서 마을 어르신들이 농삿일을 하며 흥얼거리는 소리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이후 토속민요에 대한 관심을 갖고 찾아 나섰다. 지난 2007년부터 시작한 토속민요 발굴 복원 작업이 10년의 세월을 거치며 그 결실을 보게 됐다.
신 지부장은 양평군 12개 읍·면 마을회관과 노인요양시설 등을 샅샅이 찾아다니며 어르신들이 부르던 옛 소리를 채록·복원해 나갔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그가 가장 먼저 고증을 시작한 소리가 '양평나물노래'와 '양평 목도소리'였다.
'나물 갑시다. 나물 캐러가세. 소리산으로 가세. 산수 좋고 인심 좋아서 무릉도원일세. 아우야 형님아 나물캐러 가세. 양평골 고갯마루 나물캐러 가세'.
그가 어렵게 발굴 복원한 소리는 양평나물노래, 자진나물노래, 상사소리(모내기소리), 자진상사소리(모내기소리), 단허리(초벌매기소리), 자진단허리(초벌매기소리), 만물매기소리, 자진만물매기소리, 목도소리(운재소리) 등 토속민요 9곡이다.
이중 '양평나물노래'와 '목도소리'는 지난 2008년 제7회 경기도청소년민속예술제에 출품, 우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안겨주기도 했다.
한편 토속민요 발굴 발표회에서는 발굴 복원한 9곡 외에 양평 비경을 노래한 양평8경 아리랑과 두물머리 아리랑 등 창작곡 2곡이 함께 발표됐다.
신 지부장은 "발굴 복원한 토속 민요 중 '나물노래'가 아낙네들의 일노래라면, '상사소리' '목도소리' 등은 남자들이 일할 때 부르는 소리"라고 설명하며 "토속민요는 사라져 버린 옛 공동체 사회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무형의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지부장은 발굴한 토속민요 9곡과 양평팔경아리랑, 두물머리아리랑 등 11곡은 책자와 CD음반으로 제작해 군청과 12개 읍·면, 초·중·고, 교육청 등에 무료로 배포할 예정으로 양평 민요의 유래와 역사를 정리한 자료집도 곧 출간을 앞두고 있다.
신 지부장은 "잊혀져 가던 양평 토속민요를 10여년 만에 복원 발표회를 열 수 있게 된 것은 양평군의 적극적인 협조로 가능했다"며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양평/오경택기자 0719o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