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와 북한 대외 담당 최고위급 인사들이 8일 특별열차 편으로 베이징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시진핑 국가 주석과 북중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문은 올해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이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북미정상회담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오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8일 중국 당국과 외신들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 대남 및 외교 분야 책임자인 김영철·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등이 탄 북한의 특별열차가 이날 오전 10시 55분께 베이징역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 일행이 탄 특별열차는 전날 저녁 북중 국경을 통과해 단둥을 지났으며, 선양역에서 기다리고 있던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 중국 측의 영접을 받은 후 곧바로 베이징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베이징역에 도착하자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급이 간부 일행이 영접했고, 베이징역을 빠져나온 김 위원장 일행의 차량은 수십 대의 사이드카의 호위를 받으며 오전 11시 16분께 중국정부의 귀빈 초대소인 조어대(釣魚台)로 들어갔다.
김 위원장은 일단 조어대에서 휴식을 취한 후, 이날 오후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북중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3월 김 위원장이 베이징을 전격 방문해 1차 북중 정상회담을 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만 3차례의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월 25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하는 모습. /연합뉴스DB
김 위원장과 시 주석간 '4차 정상회담'이 될 이번 회담은 북중 수교 70주년을 기념해 양국이 우의를 다지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지도자들은 중국과 외교적으로 '특별한' 시기를 맞을 경우 전통적인 방중 수단인 열차를 통해 중국을 방문해 왔는데, 이번 김 위원장 방문도 '특별열차'를 이용해 이뤄졌기 때문이다. 보통 이 같은 공식 방문 때는 수행단의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전용기 보다는 열차를 이용하게 된다. 중국 측이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베이징 도착 전에 사실상 공식 발표하는 등 정상적인 교류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뒷받침 하고 있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이날 오후 인민대회당에서 열릴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입장을 조율하고 북·중 관계 개선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례대로라면 이날 저녁 시 주석 부부와 함께 환영 만찬과 공연 관람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중 수교 70주년과 더불어 이날 생일을 맞은 김 위원장을 위한 성대한 축하연이 개최돼 양국 간 우의를 과시할 것으로 외교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북미 정상회담이 임박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북중 수교 70주년'을 앞세워 전격 중국 방문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측면이 강하다면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는 조만간 열릴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중국측의 입장과 의견을 받아 최종조율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은 북중 정상회담 직후 북한과 중국측이 북미 정상회담 및 한반도 비핵화 등 주요 사안을 놓고 어떤 입장이나 대처를 내놓을지 긴장하며 지켜보고 있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3월부터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 또는 직후에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