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선 평동차량기지 위치선정을 둘러싸고 해당지역 주민들과 철도청간 마찰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철도청이 이미 지난 97년 수원시와 협의를 거쳤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해당 주민들은 특히 수원시가 반발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철도청에 책임을 떠넘기며 주민 요구에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수원시의회 차긍호 의원은 최근 시정질문을 통해 “평동 차량기지 이전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 철도청이 '수원시와 건설예정부지 선정 협의를 마친 만큼 위치변경이 불가능하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차 의원은 특히 “시와 철도청이 주민들 모르게 차량기지 위치선정 및 지상화안에 대해 이미 이면합의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시가 철도청과 협의한 공문을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가 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시에 따르면 철도청은 지난 97년 12월 수원~인천간 총 길이 52.4㎞인 수인선 기본설계를 마친 뒤 올들어 수원역~오목천동간 4.9㎞구간에 대한 노선계획 및 주민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수원구간중 수원역~고색동구간 1.8㎞는 지하화로, 나머지 고색동~오목천동 3.06㎞는 화물열차와 여객열차가 함께 사용하는 지상고가철도가 계획돼 있다.

평동·오목천동 주민들은 그러나 ▲수원시구간의 지하화 ▲평동차량기지를 비행장 담장선 또는 봉담으로 이전 ▲봉담역 명칭을 오목천역으로 바꿀 것과 현재 위치에서 200m 인천방향으로 후퇴할 것 등을 철도청에 요구하고 있다.

철도청은 이에 대해 “수원구간을 지하화로 할 경우 2천300여억원의 공사비가 더 늘어나는데다 선로 최급기울기가 1천분의70으로 국유철도건설규칙에서 정한 선로등급 3급선인 수인선 기준 1천분의15를 초과해 열차운행이 불가능하다”며 지상철도 건설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철도청은 또 “지난 97년 12월 수인선 복선전철 기본계획 수립단계부터 수원시와 협의를 거쳐 평동 차량기지 위치를 결정했다”며 “봉담으로 이전할 경우 현위치보다 4.5㎞ 떨어져 열차운행 효율성이 떨어지고 화성시 주민들의 역민원이 발생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난 97년 기본계획 당시 노선협의 공문만 오갔을 뿐 차량기지 위치선정에 대해 논의한 기억이 없는데다 실제 협의공문도 찾을 수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주민들의 지하화 요구에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