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문화재 인정될 공공건축 관심
역사적 가치·내일의 비전 공존 고민
신·구도심 조화로운 '시너지' 계획도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스마트 에코 시티'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인천 서구가 이달 초 인천 지역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처음으로 '총괄 건축가' 제도를 도입한 가운데, 서구 총괄 건축가로 위촉된 하태석(49) 건축사무소 SCALe 대표는 이처럼 포부를 밝혔다.
총괄 건축가는 공공건축물 설계나 도시계획 구상 등 지역의 공간 환경 전반에 대해 기획하고 자문하는 민간 전문가다. 국내에서는 서울에서 처음 시작됐다.
건축 분야 명문 학교인 영국 AA스쿨(Architectural Association School of Architecture)을 졸업한 그는 영국왕립건축사협회(RIBA)의 영국왕립건축사 자격도 얻었다. 외국 유학 생활을 마치고 2005년 국내로 들어온 하태석 대표는 이때부터 공공건축물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국보 1호가 숭례문인 것처럼 건축물의 가치는 미래에 인정을 받게 되지만, 현대 사회는 공공 건축물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지 않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의 서울시청 청사 건축에도 참여했다. 이번 총괄 건축가 공모에서도 그의 이런 관심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태석 대표는 "모든 공공 건축물이 미래의 문화재가 될 수 있지만, 현재는 건축물을 그런 시각으로 보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며 "역사적 가치를 지닌 기존 방식에 미래에 대한 비전까지 담은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고민·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서구를 크고 작은 헝겊을 덧대 작품을 만드는 기법인 '패치워크'에 비유했다. 청라국제도시, 검단신도시 등의 신도시와 구도심, 산업단지와 물류단지 등 각기 다른 성격의 도시 요소가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태석 대표는 이러한 서구의 지역적 특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 대표는 "서구처럼 다양한 모습을 지닌 지역은 굉장히 드물다"며 "현재는 이러한 특성들이 따로 놀고 있는 듯한 느낌이지만, 이를 조화롭게 연결할 수 있다면 큰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특히, 현재 강남보다 강북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처럼 서구의 원도심도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2년 동안 서구 총괄 건축가로 활동하게 된다. 건축가뿐 아니라 로봇 공학자, 사물인터넷(IOT) 전문가들로 구성된 '퓨처시티소사이어티'라는 단체까지 설립한 그는 서구를 '스마트 에코 시티'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하 대표는 "서구가 추구하는 도시 모습을 정의하고, 이를 구체화하는 게 나의 임무"라며 "맡은 임기 동안 서구를 조금 더 똑똑하고 친환경적인 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