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논쟁이 한창인 가운데 이천시와 지역 단체들이 서기 993년(고려 성종 12년) 80만 대군을 이끌고 고려를 침입한 거란족을 물리친 지역출신 서희(徐熙·942∼998)선생을 기리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희 선생은 적장 소손녕과의 담판을 통해 고구려 영토가 합법적인 고려의 영토임을 스스로 인정케 해 강동 6주를 회복한 당대 자주외교의 대가로서 고구려사에 대한 중국의 주장이 허구임을 반증하고 있는 인물이다.
 
5일 이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고구려 정신을 이어받아 고려 북진정책을 주도했던 서희 선생을 통해 민족과 지역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선양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천지역 사회단체는 오는 5월 지역명소인 설봉공원에 충효동산을 조성하고 서희 선생 동상을 건립할 계획이다. 동상건립은 당초 시가 추진했으나 지금은 사회단체가 성금 모금에 앞장서는 등 민간차원에서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미술협회 이천시지부(지부장·강신영)가 지난해 7월 동상건립 모금 전시회를 열어 수익금 890만원을 기탁한 것을 시작으로 기관·단체장 모임인 원목회(회장·유승우 시장)가 1천만원을 내놓으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토박이모임인 이원회(회장·이경완)가 1천200만원, 이천 서씨 종친회 1천만원, 하이닉스반도체가 300만원을 기탁하는 등 4천380만여원의 성금이 모아져 지역의 대표적인 조각가인 강대철씨와 강명주·최태원씨등 미술협회 회원들이 청동 동상제작을 하고 있다.
 
시는 이달 안에 서희 선생 기념사업회를 발족하고 기념관 및 공원조성, 중국 고구려사 왜곡 규탄대회, 서희선생 추모제, 전기집 발간, 문예백일장 및 미술대회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