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월말께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시기로 예정된 2차 북미정상회담에 이어 미중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과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연계될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미 경제매체 CNBC 방송은 31일(현지시간) 복수의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중 당국자들이 2월 말 미·중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중 정상회담은 2월 말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북미 정상회담' 이후 미·중 무역협상 마감 시한 직전에 열릴 수 있다고 CNBC 방송은 전했다.

'90일 시한부'로 진행되는 미·중 무역협상의 마감 시한이 3월 1일인 점을 감안하면 2월말에 북미, 미중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릴 수 있다는 의미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을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고위급 무역협상을 위해 30~31일 이틀간 일정으로 워싱턴DC를 방문한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는 2월말 중국 휴양지 하이난(海南)성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WSJ은 덧붙였다.

'미중 정상담판'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긍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미중 정상회담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시 주석과 아마도 한 번 또는 두 번 만날 것이다. 시 주석과 만날 때는 모든 사항이 합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정상회담 시기와 관련,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과도 연계(combine)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가능하다"라고 답변해 그 가능성을 열어놨다. 다만 그는 "우리는 아직 그것에 대해 논의하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3개월 만에 대좌하게 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무역 전쟁을 멈추고 90일간 협상을 벌이기로 한 바 있다.

중국측이 제안한 미·중 정상회담의 시점이 북미정상회담과 맞물려 있는 점과 함께 회담 장소 측면에서도 중국 측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하이난'은 북미정상회담의 유력 후보지로 꼽히는 베트남과 가까운 곳이어서 주목된다.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미·중 정상이 무역과 북한 이슈를 한꺼번에 테이블에 올려놓고 담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서도 "가까운 장래에 나의 친구인 시 주석과 만나 오래되고 더 어려운 점들에 관해 논의하고 합의할 때까지 최종 협상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했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