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새벽 아이오와대학 캠퍼스 건물 주변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진 18세 학생을 비롯해 일리노이·위스콘신·미시간주 등지에서 동사자가 속출했다.
밀워키에서는 난방장치 고장으로 실내에서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주민이 발견됐다. 미시간주에서는 집 밖에서 새에게 모이를 주던 90세 노인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
일리노이주의 한 주민은 눈더미에 깔려 숨졌고 페덱스 화물 운송 기사가 야외 작업 중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AP통신은 지난달 29일부터 일리노이주에서만 200여건의 동상 및 저체온증 사례가 보고됐다고 전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헤네핀 헬스케어(Hennepin healthcare)의 크리스틴 힐 대변인은 "보통 겨울 전체 기간에 30명 정도의 동상 환자를 보는데, 지난 한 주 동안에만 무려 18명의 환자를 봤다"고 말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지난달 30일 새벽 영하 48℃를 기록한 미네소타주 인터내셔널폴스를 비롯해 시카고 등 중북부 대도시들이 수십 년 만에 최저기온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미드웨스트(Midwest)에 속한 주에서 지난 이틀 사이에 모두 160회나 최저기온 기록이 깨졌다고 말했다.
서쪽 네브래스카부터 동쪽 오하이오까지 중북부에 속한 주에서는 항공기 수천 편이 결항하고 암트랙 열차, 그레이하운드 장거리 버스 등이 운행을 중단했다. 이 지역에는 2~3일간 우편 서비스도 중단됐다.
위스콘신주 등지에서는 초중고교는 물론 대학까지 수업을 중단했다.
미시간호에서는 극한기온으로 호수 위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이 목격됐다.
시카고 등 일부 도시는 땅속에 있는 수분이 얼면서 일어나는 결빙지진(frost quake) 현상을 경험했다.
기상청은 한파를 초래한 북극 소용돌이(polar vortex)가 다시 북극권으로 올라가면서 이날부터 중북부 대부분 지역에서 추위가 누그러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전날 영하 30℃를 찍었던 시카고는 이날 오후 기온이 영하 5℃로 올라갔다.
또 주말 기온은 영상 11℃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보됐다. 불과 2~3일 사이에 무려 40도나 기온이 상승하는 셈이다.
시카고 시내 금융가에서 집으로 향하던 한 시민은 로이터통신에 이날 기온이 여전히 영하권임에도 "마치 봄 날씨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디트로이트도 영하 25℃에서 2일에는 영상 7℃로 기온이 올라간다.
기상예보업체 웨더 언더그라운드의 제프 매스터스 예보관은 USA투데이에 "이런 정도의 기온 변화가 일어난 사례를 들어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강추위가 풀리면서 한동안 '마비'됐던 시설물 등도 재가동 채비에 들어갔다.
암트랙은 이날 시카고를 오고 가는 철도 운행을 재개했으며 중서부 6개 주에서 중단됐던 우편배달 서비스도 다시 시작됐다.
재난 당국은 다만 온도가 급상승하면서 주택가 주변에 얼음이 녹아 2차 피해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