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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우파진영이 사회당 정부의 대(對)카탈루냐 대화 기조에 반발해 10일(현지시간) 수도 마드리드에서 대규모 집결했다. /AP=연합뉴스

스페인 우파진영이 사회당 정부의 대(對)카탈루냐 대화 기조에 반발해 10일(현지시간) 수도 마드리드에서 대규모 집결했다.

이날 마드리드 콜론 광장 일원에는 4만5천명(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카탈루냐 정책이 지나치게 유화적이라고 비난하는 시위가 열렸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스페인 범우파 정파들이 주도한 이번 집회에서 시민들은 스페인 국기와 유럽연합기를 들고나와 흔들면서 "산체스 퇴진", "조기 총선 실시"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 엘레나 나바로(45)는 AFP통신 인터뷰에서 산체스 총리를 "반역자"라고 비난하고 "그가 우리를 분열시키려는 적들과 손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사회당 정부는 스페인으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카탈루냐 지방 정파들과 대화와 협상을 통한 갈등 해소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스페인 우파진영은 이런 기조가 지나치게 유화적이라며 즉각 반발에 나섰다.

특히 지난주 산체스 총리가 카탈루냐 분리주의 진영의 '독립적인 특별보고관 설치' 요구를 전격 수용한 것이 대규모 집회의 도화선이 됐다.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추진과 관련해 카탈루냐 자치정부와 중앙정부 간의 대화 채널을 열어두는 것과 별도로, 카탈루냐 지방 정계의 관련 논의 진행 상황을 스페인 의회에 보고하는 중립적인 '특별보고관' 설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러나 국민당(PP), 시민당(시우다다노스), 복스(VOX) 등 스페인의 중도우파와 극우 정파들은 이를 카탈루냐 분리주의 진영에 굴복한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우파진영은 이번 기회에 사회당과 산체스 총리를 확실하게 흔들어서 정국의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아오겠다는 태세다.

소수내각인 사회노동당 정부를 이끄는 산체스 총리는 우파의 강한 압박과 별도로 카탈루냐 정파들로부터도 견제를 받으며 사면초가 신세에 놓였다.

우파 국민당의 부패 스캔들을 발판으로 집권한 산체스 총리는 소수파 내각이라는 태생적 한계로 국정과제 추진을 위해서는 카탈루냐 분리독립계 소수 정파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카탈루냐 분리주의 정파들은 산체스 총리가 특별보고관 설치 요구를 수용했음에도 더 많은 양보를 원하면서 2019년 예산안을 보이콧하고 있다.

스페인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이 계속 통과되지 않고 계속 지지부진할 경우 산체스 총리는 2020년 임기 종료 전에 조기 총선을 실시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