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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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서는 1919년 조명 '음악+영상 다큐멘터리 콘서트'
'성지' 안성, 음악회·무명 애국지사비 건립… 연중행사
김포·용인 만세운동 재현 여주박물관 관련유물 특별전
수원 도서관 곳곳서 특강·독립선언문 필사 체험등 열려


민주주의, 평화, 비폭력 정신이 빛난 3·1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다양한 행사들이 준비 중이다.

3·1운동 100주년 관련 행사는 기존 정부 중심의 행사가 아닌 지역별로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움직임이 강하다.

특히 3·1운동이 거세게 일어났던 지역들을 중심으로 100년 전 그날 무슨 일이 일어났고,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전해주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이 많다.

# 경기지역 3·1운동의 중심지역 어떤 행사를 준비하고 있나


수원시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3·1운동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시민 참여형 행사들을 준비 중이다.

역사적은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수원시 내 도서관들은 '3·1운동·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호매실·버드내·서수원·한림도서관은 2~3월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우선 호매실도서관은 2월 '함께 보고, 제대로 읽는 독립선언문'을 주제로 전시회를 연다.

'기미독립선언문' 원문 필사본을 전시하고, 한글로 재해석한 해석본을 비치·배포한다. 버드내도서관도 2월 어르신들이 3·1운동을 주제로 그린 작품 50점을 전시하는 '3·1 운동 100주년 기념 작품 전시회', 독립선언문 원문과 한글판을 필사해보는 '독립선언문 필사하기' 프로그램으로 시민을 찾는다.

서수원도서관은 3월 '독립운동가 한용운의 삶과 시' 강연을 연다. 3·1 독립 선언을 이끈 한용운 시인의 삶과 시에 대해 알아본다. 또 독립운동과 관련된 국내 영화를 상영한다.

한림도서관은 3월 '3·1 운동 100주년 기념 특강'을 개최한다. 시민(중학생 이상) 40명을 대상으로 수원지역 3·1 운동 100년사에 대한 강좌를 진행하며 박환 수원대 사학과 교수가 강연자로 나선다.

용인 만세운동 재현
2012년 3월 21일 좌전 만세운동 기념공원에서 열린 용인시 3·1만세운동 재현 행사. /용인 100주년 기념사업 민·관합동추진단 홈페이지 제공

화성에서는 평화적인 외침으로 시작했던 한국의 독립운동과 화성지역에서 벌어졌던 가슴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는 공연을 준비했다.

화성시문화재단은 다음 달 2일 오후 5시 동탄복합문화센터 반석아트홀에서 영상과 음악, 내레이션이 어우러진 다큐멘터리 콘서트'1919: 정의의 시작'을 초연한다.

이번 공연 제작에는 전통의 현대화를 위한 창작활동과 함께 사회적인 이슈를 담아낸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정가악회가 참여했다.

정가악회는 2000년에 창단한 국악전문단체로, 'KBS국악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 등을 수상하며 국악계서 독보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1919년 한반도 전역에서 일어난 3·1운동과 일제의 보복으로 발생한 화성시 제암·고주리 학살사건을 바탕으로, 100년 전 참혹했던 사건과 나라를 지키기 위한 민중의 외침, 그리고 그 세월 속의 사람을 마주한다.

특히 공연은 영상과 음악이 어우러져 눈길을 끈다. 3D맵핑 기술을 활용한 영상은 항일 투쟁의 역사와 시대적 장면을 담아내고, 음악으로 100년 전 그날의 노래를 부른다. 또한 변사(내레이터)의 특별 출연으로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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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당시 '2일간의 해방'을 맞아 역사학계로부터 '3·1운동의 성지 중 성지'로 평가받고 있는 안성시는 관련 행사들을 연중 진행한다.

안성시는 3월 2일 안성맞춤아트홀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음악회를 시작으로 4월 2일에는 안성3·1운동기념관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을, 4월 6~7일에도 안성3·1운동기념관에서 독립운동가 유족 초청 행사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또 4월에서 10월 사이에는 독립운동을 모티브로 창작 뮤지컬을 제작해 관내 공연장에서 공연을 개최하고, 8월에는 무명 애국지사비 건립, 10월에는 기념관 건립 및 유공자 공적비 건립 등의 행사를 준비 중에 있다.

경기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인원이 만세운동에 참여한 김포시에서도 '백년의 발걸음 평화로의 달걸음'이라는 주제의 3·1운동 100주년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김포시와 김포문화재단은 3·1절에 운양동 김포아트빌리지에서 종일 만세장터를 운영하고 오후 2시 오라니장 만세운동을 재현한다.

이날 아트빌리지에서는 연희만담꾼·국악앙상블 등 볼거리와 목판태극기·평화그림판 등 체험프로그램이 함께 펼쳐진다.

또한 사우동 김포아트홀에서는 전날과 당일 이틀에 걸쳐 김포만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음악극 '오래된 내일'을 무대에 올린다.

용인시는 '다시 밝히는 100년의 횃불'을 주제로 독립의 횃불, 참여의 횃불, 기억의 횃불, 미래의 횃불, 문화의 횃불 등 5개 분야로 나눠 기념사업을 진행한다.

우선 3월 1일 시청광장에서 3·1절 기념식과 만세운동을 재현한다.

100년 전 만세운동에 참여한 인원을 상징하는 '1만3천200시민 만세꾼'을 모집하고 3월 21일 용인지역 3·1운동의 시발점이 된 처인구 원삼면 좌항리 좌전고개에서, 3월29일에는 수지구 고기동 머내마을에서 릴레이로 만세운동을 재현한다.

용인 독립운동 역사를 재조명하는 학술 심포지엄은 2월에 개최하고, 중국과 만주 일대에서 활약한 용인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자료와 관련 연구 성과를 모아 총서도 발간한다.

여주시는 3월 1일 현충탑 헌화와 기념식을 시작으로 오전 11시부터 세종로 일대(여주시청~여주경찰서)에서 시민, 관계기관 사회단체, 학생, 독립운동 가족 등이 참여하는 3·1운동 재현 및 만세운동 행사를 개최한다.

특히 여주박물관에서는 3월 1일부터 8월 18일까지 3·1운동 관련 유물을 전시하는 '3·1운동 100주년 특별기획전'과 여주박물관 전통문화 동아리에서 7월 26일부터 8월 18일까지 3·1운동 관련 서예, 닥종이 인형, 수채화 작품전 등이 열린다.

또 지역문화 예술 플랫폼 육성사업으로 금사면, 북내면, 대신면 등 여주 독립운동 유적지 탐방(4~8월)을 진행한다.

이 밖에도 4월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을 맞아 여주의 독립운동가 '조성환'의 3·1운동 참가부터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까지의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 '임정의 불꽃'을 여주국악당에서 4월 11일부터 13일까지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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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가 지난해 진행한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 선포식. /수원시 제공

전 연령·계층 '시민참여형' '지역이야기 초점' 돋보여
유사한 프로그램 난립 통일된 메시지 부재는 '아쉬움'

#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 허와 실


각 지역에서 준비되고 있는 3·1운동 100주년 행사들은 시민 참여형 행사를 지향하고 있다. 100년 전 그날 그 지역에서 일어났던 역사적인 사건과 의미를 시민들이 알 수 있도록 꾸미려고 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여기에 3·1운동이 다양한 직업과 계층의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진 만세운동이었다는 점에 착안해 다양한 연령대와 계층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것도 이전 행사들과는 차이를 두고 있다.

또 지역의 숨은 인물을 발굴해 재조명하거나 지역의 역사적인 사건을 알리기 위한 노력도 박수 받아야 한다.

하지만 공연과 전시, 탐방 프로그램 등 유사한 행사들이 지역별로 난립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역에 국한된 행사에서 벗어나 지역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알리는 행사로 승화시키지 못하는 점도 아쉽다. 특히 국가적인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통일된 메시지를 전하지 못하는 모습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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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은 "3·1운동 100주년이 다가오면서 정부와 관련 기관, 지방자치단체들이 쏟아내고 있는 홍보 자료들을 보면 행사 기획 자체가 소재만 바뀌었을뿐 이전 행사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마치 기념식을 경쟁적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도 받는다"고 지적했다.

유 소장은 "자주적인 독립운동을 통해 독립을 한 한국의 사례는 우리에게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도 언급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다. 지역 정체성을 찾고 역사를 찾는 분위기에서 벗어나 3·1운동이 갖고 있는 민주주의, 평화, 비폭력 정신을 세계 사회에 알려 화합의 미래를 만들어 가자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화·강효선기자 jh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