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사
하남시청 전경. /하남시·쏘카 제공

시간단위 대여… 짐 이동·출퇴근용 등 활용 쉬워
1대당 승용차 3.5대 대체 '年 256만원' 절약 효과
주행거리·사용빈도 적은 부서에 고정비용 '유리'
市 오늘 쏘카와 MOU… 공유문화 기폭제 기대감


2019021701000973700046746
하남시가 공유경제 활성화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전국기초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공유차량을 업무용(관용) 차량으로 사용하는 카셰어링(carsharing)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하남시의 카셰어링 운영결과에 따라 현재 일반 시민들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카셰어링 문화가 관공서와 공기업까지 확산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는 18일 카셰어링 1위 업체인 (주)쏘카와 공유차량의 업무용 차량 도입과 관련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 시는 MOU 체결과 함께 일자리경제과장을 반장으로 한 실무협상반을 구성해 사업시행을 위한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또 3월 공유차량 활용을 위한 필수조건 분석 등을 통한 기본계획을 수립한 후 4~5월 조례개정 등의 사업여건 조성 및 사업시행자를 선정하고 6월부터 본격적인 업무용 차량의 공유차량을 도입할 방침이다.

카세일링 (6)
공휴일 하남시청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는 하남시 업무용차량. /하남시·쏘카 제공

■ 카셰어링이란?


= 카셰어링은 자동차를 빌려 쓰는 방법의 하나로, 렌터카와는 달리 주택가 근처에 카셰어링 존에서 시간 단위로 필요한 만큼만 차량을 쓰고 카셰어링 존으로 반납하는 방식이다.  

 

편도 서비스 등 부가서비스를 신청하면 반드시 차를 빌렸던 카셰어링 존으로 반납할 필요는 없고 목적지 근처의 카셰어링 존에 반납하면 된다.

카셰어링은 시간단위로 빌리기 때문에 간단하게 장을 보거나 짐을 옮길 때처럼 짧은 시간 차량이 필요할 때 요긴하다. 집과 직장 근처에 카셰어링 존이 있으면 출퇴근용으로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렌터카와 비슷한 점은 빌려주는 회사에서 자동차를 관리하며, 정비 보수 등을 사용자가 할 필요가 없는 점이다.

하지만 렌터카와 다른 점은 운행 중 연료가 다 소모될 경우 사용자가 연료를 채우지만, 차와 함께 제공되는 카드를 통해 결제하는 등의 방법으로 운영 회사에서 지급한다.

주유는 차량 내에 있는 주유카드로 주유비를 결제하기 때문에 주유 시 소비자의 지출이 생기지 않는다. 차량 반납 시 차량의 GPS로 이동거리를 계산해 회사가 측정한 차종에 따른 연비로 주유비를 소비자에게 청구한다.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 카셰어링 효과는 얼마?


= 제주도를 비롯해 서울시 나눔카, 세종시 어울링카, 인천시 카셰어링 등 카셰어링을 도입하는 지자체가 늘어나고 있다. 가장 활발하게 운영 중인 서울시의 나눔카는 대표적인 카셰어링으로 손꼽힌다.

서울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나눔카의 효과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눔카 1대당 승용차 대체 3.5대, 승용차 보유억제 5대의 효과가 있고 이를 통한 온실가스 배출도 연간 약 486t을 감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17년 3월 조사결과에서는 나눔카 이용자의 35.8%가 나눔카 이용 후에 보유차량을 처분하였거나 차량구매를 포기 또는 연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교통수요 감축 효과도 확인됐다.

2017년 4월 기준 서울시 나눔카 회원만 155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가계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되는데 특히, 1주일에 차량 사용횟수가 많지 않을 경우, 확연히 비용절감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반떼 HD 가솔린 차량을 구입해 10년을 사용하는 것을 기준으로 1주일에 2일 이용 시에는 카셰어링이 연간 256만원을, 주 5일을 이용하는 경우에도 208만원을 각각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연구됐다. → 표 참조

카세일링 (7)
쏘카에서 운영중인 공유차량. /하남시·쏘카 제공

■ 관용차도 카셰어링이 가능할까(?)

= 관공서는 일반적으로 부서마다 2대 이상, 수십 대에서 수백 대의 업무용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데 기초자치단체의 업무용 차량은 대부분 근거리 운행이 이뤄지는 탓에 주행거리가 짧은 차량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또한 부서 특성에 따라 주행거리가 천차만별이고 출장이 많은 부서는 늘 업무용 차량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지만, 상대적으로 출장이 적은 부서의 업무용 차량은 일주일에 1~2번 정도 운행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지만 차량의 관리책임이 뒤따르기 때문에 부서별로 업무용 차량을 교류해 사용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지자체가 업무용 차량을 카셰어링으로 운영하면 업무용 차량 부족 문제를 해소할 뿐만 아니라 자동차보험료와 유지관리비 등 차량에 소요되는 고정비용을 아낄 수 있고 '최단운행연한 7년 이상' 규정으로 운행거리가 짧더라도 내구연한 경과로 온비드를 통해 공매처분하는 예산낭비 사례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19021701000973700046745
하남시 마스코트. /하남시·쏘카 제공
카셰어링 활성화도 기대된다.

쏘카에 따르면 2019년 1월 말 기준으로 6천여대의 쏘카가 운영 중이지만, 서울·경기·인천지역의 쏘카존은 2천447개소에 불과할 정도로 카셰어링이 활성화되는데 가장 걸림돌이 바로 카셰어링 존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관공서에서 공유차량을 업무차량으로 도입할 경우, 시청, 주민센터, 공영주차장 등 공공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카셰어링 존 확보가 수월해지고 그만큼 일반 시민들의 공유차량 접근성도 높아지게 된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공유차량을 업무용 차량으로 도입할 수만은 없다. 공유차량을 업무용 차량으로 도입하기 위해선 먼저 비용편익(B/C) 분석을 통과해야 한다.

또 민간 카셰어링 업체와 사업시행을 위한 필수조건을 조율하고 기타 제반 사항에 대해서도 양측간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져야 한다.

하남시 관계자는 "전국 최초로 공유차량의 관용차 도입을 통해 불필요한 차량 보유를 억제해 자동차 이용문화의 변화를 주도하고 장기적으로는 시민들의 공유차량 활용을 장려해 교통난과 주차문제를 해소하고 대기환경 개선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한 초석이 돼 시민들이 좋아하는 혁신적인 공유문화를 선도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