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사태' 교체 거부 주인공 첼시 골키퍼 케파 아리사발라가 '카메라 윙크' 논란

첼시 골키퍼 케파 아리사발라가(오른쪽)가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의 2018-2019 리그컵(카라바오컵) 결승전에서 감독의 교체 지시에 불만을 표출하ㅏ고 있다ㅏ. 첼시는 이날 연장 혈투 끝에 승부차기에서 맨시티에 3-4로 패해 우승컵을 놓쳤다. /AP=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EPL)에서 선수가 감독의 교체 지시에 불응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교체를 거부한 주인공은 첼시 골키퍼 케파 아리사발라가다.

첼시는 25일(한국시간)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서 열린 2018-2019 카라바오컵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시티와 연장전까지 가는 승부 끝에 0-0으로 비겼다.

승부차기를 앞두고 있던 연장 후반, 첼시 골키퍼 케파 아리사발라가는 근육 경련을 느끼며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은 케파를 대신해서 월리 카바예로 골키퍼를 준비시켰다.

그러나 케파는 사리 감독의 교체 지시를 거부하며 그라운드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사리 감독은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고 카바예로 골키퍼 역시 어쩔 줄 몰라하다가 다시 옷을 갈아입었다.

특히 교체 지시를 거부한 케파는 승부차기에 들어가면서 카메라에 윙크까지 해 논란이 일었다.

교체를 거부하며 승부차기에서도 골문을 지킨 케파는 승부차기에서 르로이 사네의 슈팅을 막아냈지만, 팀은 3-4로 패하며 패배 원흉이 되고 말았다.

결국 경기가 끝난 뒤 맨시티의 통산 6번째 컵대회 우승보다도 케파의 교체 거부는 논란이 됐다. BBC 등 영국 언론은 "케파가 징계를 받아야 한다"며 "감독의 권위를 땅에 떨어뜨린 장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케파는 자신의 SNS에 "몇 가지 사실을 분명이 하고 싶다. 코치진의 지시를 무시하려는 의도는 아니었고 모든 부분이 오해다. 나는 의료진이 내 몸 상태를 전달할 때 뛸 수 있다고 의사표현을 한 것뿐이다. 내 의도와 다르게 해석된 것 같다. 나는 사리 감독과 그의 권위를 전적으로 존중한다"고 글을 올려 해명했다.

그러나 부상과 관계없이 선수가 감독의 교체 지시를 불복해 대기하던 선수가 다시 자리로 돌아가는 모습은 지금까지 보기 어려웠다.

최근 첼시의 성적 부진으로 경질설 보도가 이어지는 사리 감독이 더 이상 선수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분위기로 해석된다.

케파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집중포화는 멈추지 않고 있다. EPL 득점왕 출신으로 첼시의 레전드 크리스 서튼은 "그는 다시는 첼시에서 뛰어선 안 된다. 역겨운 행동"이라며 케파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다른 첼시 레전드 루드 굴리트도 "미쳐버릴 상황이다"는 한 줄로 정리하며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잉글랜드 대표팀 레전드 앨런 시어러도 "난 이를 오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케파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박주우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