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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100주년인 1일 서울 보신각에서 열린 3.1운동 100주년 기념 보신각 타종행사에서 참석자들이 '100인 만세운동 플래시몹' 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떤 것도 우리 독립을 가로막지 못한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1일 100년 전 그날의 간절한 외침과 못짓을 담은 기념행사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열렸다.

이날 정부 중앙 기념식은 역대 처음으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3·1독립선언서를 읽었던 민족대표 33인을 대신한 국민대표 33인과 대형 태극기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군경의장대의 도열 사이를 지나 식단으로 입장했다.

국민대표 33인은 생존 애국지사, 위안부·강제동원 피해자, 6·25 및 베트남전쟁 참전용사와 유가족, 이산가족, 학생, 5부 요인 등 대한민국의 과거·현재·미래를 상징하는 인물들이 채웠다.

독립유공자 334명에 대한 포상에서는 3·1운동의 상징과 같은 유관순 열사가 새 훈장을 받았다.

"고(故) 유관순, 위는 대한민국의 자주독립과 국가건립에 이바지한 공로가 크므로 다음 훈장을 추서한다"는 설명에 이어 문 대통령이 유관순 열사 조카 유장부 선생에게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훈장증을 수여했다.

유관순 열사의 후배인 이화여자고등학교 재학생들은 한 세기 전 자신의 선배들이 그랬듯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태극기를 쥔 두 팔을 들고 "대한독립"을 외쳤다.

이날 이화여고 학생 250여명과 졸업생 100여명, 교직원 40여명 등은 오전 10시께 서울 중구 정동 교내에 있는 유관순 열사 동상에 헌화 예배를 하고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까지 만세 행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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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100주년인 1일 서울 보신각에서 열린 3.1운동 100주년 기념 보신각 타종행사에서 참석자들이 타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역별로도 각 자치단체나 민간이 주최한 100주년 행사가 이어졌다.

충남도는 1일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독립유공자와 광복회원 등 도민 3천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3·1 운동 10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기념식에 이어 그날의 함성과 감동을 그대로 재현한 '3·1 만세운동 재현행사'가 낮 12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펼쳐졌다.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서도 3·1 운동 100주년을 계기로 '과학기술 미래 100년'을 준비하기 위한 선언 행사가 열렸다.

세종에서는 조치원시장과 전의시장, 금남시장 등지에서 만세운동과 거리행진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울산에서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를 기리는 '강제징용 노동자상 제막식'이 열렸다.

노동단체, 정당,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3·1운동 100주년 기념 울산 강제징용 노동자상 추진위원회'는 울산대공원 동문 앞에 노동자상을 세웠다.

이 동상은 영양실조로 앙상한 체구를 가진 노동자가 석탄 채굴용 곡괭이를 손에 쥔 모습이다. 노동자상이 설치된 자리 근처에는 2015년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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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100주년인 1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길에서 유관순 열사의 모교인 이화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 3.1운동 만세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북도는 도청 공연장에서 기념식을 열고 선열들의 나라 사랑 정신을 되새겼다.

행사에서는 일제강점기인 1930년 전주군 삼례면(현재 완주군 삼례읍) 영신학교 재학 중 학생운동을 벌이다 투옥된 고 장금암 선생의 자녀에게 독립유공자 포상이 전수됐다.

특히 일제 강점기에 독서회를 조직해 독립선언문과 태극기제작 등 독립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한 도내 유일의 생존 애국지사 이석규(93)옹이 참석해 뜻을 더했다.

강원도는 도청광장에서 애국지사와 유족, 시민 등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항일 독립운동 스토리를 박진감 있는 정통 태권도의 화려한 퍼포먼스와 결합해 선보인 식전공연을 시작으로 막이 오른 이날 행사는 기념식과 뮤지컬공연, 만세삼창 재현 거리행진으로 이어졌다.

행사 참석자들은 '유중길'이라는 가상의 인물이 항일 애국운동을 펼쳐가는 이야기를 그린 '100년의 함성'이라는 주제의 뮤지컬공연을 관람한 뒤, 행사장∼한국은행 앞 구간에서 만세운동을 재현하는 거리행진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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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오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제100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참석 공연단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종교계도 모두 동참해 3·1운동의 숭고한 뜻을 기렸다.

이날 정오 전국 교회와 성당, 사철 등 종교시설에서 동시에 종이 울렸다. 3·1운동 정신을 기리고 당시 희생된 선열을 추모하며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종교계가 일제히 타종식을 연 것이다.

불교계는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조계사 대웅전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 법회를 봉행했다.

독립 순국선열 추모 헌화와 묵념 등에 이어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평화와 번영을 위한 선언문'을 낭독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소속 전국 사찰 1만5천500여 곳은 오전 11시 공동법회를 열고, 정오에 33번 타종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교회총연합은 이날 오전 10시 정동제일교회에서 기념 예배를 올리는 등 교단별로 100주년을 기념했다.

천주교 의정부교구, 광주대교구, 제주교구 등은 이날 3·1운동 100주년 기념 미사를 열었다.

서울대교구는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지난 28일 오후 7시 명동대성당에서 기념 미사를 올리고 참된 평화가 우리 시대에 실현되기를 기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