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지휘통신사령부 네트워크작전센터 라혜경 중사
자신의 버킷리스트에 모발기부를 넣어놓고, 파마 시술 등을 안한 채 2년 3개월을 길러 자연모발을 기부한 라혜경 국군지휘통신사령부 중사가 본청 현관에서 모발기부증서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군지휘통신사령부 제공

2년 3개월 파마 금하는 등 엄격 관리
27㎝ 기증… 희망 메시지 전달 '뿌듯'
11년간 과천 가족봉사단 2기 활동도

"머리야 다시 기르면 되죠."

국군지휘통신사령부 네트워크작전센터 라혜경(25·여) 중사는 지난달 26일 2년 3개월여간 기른 머리카락을 기부했다.

모발기부 캠페인은 고가의 가발 구매에 경제적 부담이 큰 소아암 환아들을 위해 지난 2007년부터 (사)한국백혈소아암협회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협회는 기부받은 모발을 가발로 제작해 지원해오고 있다.

캠페인으로 기부된 모발을 가발로 제작하기 위해서는 파마·염색·헤나 시술 등 화학성분이 전혀 없는 자연모발이어야 가능하다.

또한 소아암 환아들이 원하는 머리스타일에 맞춘 가발 제작을 위해서는 25㎝ 이상의 긴 머리카락 등 기부 기준이 까다로워 쉽게 참여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기부에 동참한 라 중사는 2011년 친오빠의 만성골수성백혈병 투병을 지켜보며, 오빠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모발기부 캠페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 이 캠페인으로 제작된 가발이 고된 항암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탈모로 인한 소아암 환아들의 심적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버킷리스트'에 포함시켜 모발 기부를 결심했다.

라 중사는 2016년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머리카락을 기르기 시작해 모발이 손상되는 시술을 금하는 등 엄격한 관리를 해왔고, 2년 3개월여 동안 기른 27㎝ 길이의 모발을 협회에 기증했다.

라 중사는 "내 작은 실천이 소아암 환아들의 쾌유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 같아 매우 뿌듯하고 행복하다"며 "꾸준히 기부해 주위를 따뜻하게 하는 부사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라 중사는 지난 11년 동안 부모님과 함께 과천시 가족봉사단 2기로 활동하며 주말과 휴가를 이용해 양로원 방문 봉사활동,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 무료급식소 봉사활동 그리고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을 위한 산타활동 등 다양하고 왕성한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과천/이석철·최규원기자 mirzstar@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