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가까운 시일 내에 미사일이나 위성용 로켓 발사를 준비하는 듯한 움직임이 보인다고 미국 공영라디오 NPR과 CNN 방송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북한의 미사일 또는 로켓 발사 제조 시설이 위치한 산음동 미사일 종합연구단지에서 활발한 활동이 포착된데 따른 것으로, 상황에 따라서는 최근 2차 정상회담에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북미관계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고 미국 언론은 분석했다.

NPR과 CNN은 지난달 22일 '디지털 글로브'에 의해 촬영된 상업 위성사진을 토대로 과거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과 위성용 로켓을 조립한 적이 있는 산음동 단지 근처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NPR은 단지 내에 차량과 트럭 들이 서 있으며 열차가 인근 철로에 정차한 모습도 보인다고 전했다. 또 철로 쪽에는 2대의 크레인도 서 있다고 NPR은 덧붙였다.

위성사진을 분석한 미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프로그램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NPR에 "모든 것을 종합해 보면 북한이 로켓을 만드는 과정처럼 보인다"면서도 "북한이 미사일이나 우주용 로켓을 준비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루이스는 CNN에 "(산음동 단지에서 서해 동창리 발사장으로 운송되는) 열차환승 지점에서 많은 활동이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NPR은 그러나 이날 촬영된 상업 위성사진에서는 차량의 움직임이 잦아들고 크레인 하나가 사라졌다면서 작업 중단 상태이거나 미사일 또는 로켓이 산음동 단지를 떠난 상태일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북한 전문가 멜리사 해넘은 NPR에 "(이날 촬영된) 위성사진을 보면 열차가 역을 떠났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열차에 무엇이 있었는지, 민간의 우주발사체인지 군사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지 파악할 수 있는 X레이 버전을 사용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NPR은 열차의 목적지가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일 수 있다면서도 포착 방지를 위한 덮개 때문에 열차에 무엇이 실렸는지 알 수는 없다는 루이스 소장의 설명을 덧붙였다.

루이스 소장은 "북한이 위성을 궤도로 쏘아 올리려고 준비하는 것 같다"면서 "그런 발사를 꼭 공격적 움직임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

해넘도 "위성발사가 더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라고 전망했다.

위성발사는 탄도미사일 발사와 같은 기술을 사용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위성발사 행위가 ICBM과 같은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에 도움을 줄 가능성을 경계해왔다고 CNN은 전했다.

북한은 2017년 미사일 개발에 큰 기술적 진전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해 11월 시험 발사한 '화성 15호'는 미국 본토의 상당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CNN이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는 관련 논평을 거부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5일 국회 정보위에 산음동 단지에서 물자 운송용 차량의 활동이 포착된다고 보고한 바 있다. 당시 국방부는 "산음동 쪽에서 (발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시설유지로 보이는 차량 움직임이 계속해서 있었다"고 설명했었다.

현재로서는 NPR의 보도가 국정원의 보고 수준 이상의 내용인지는 불분명해 보인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