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덕양구 사랑의 가정도우미
고양시 덕양구청 사회복지과 직원들로 구성된 '사랑의 가정도우미'가 도배봉사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랑의 가정도우미'는 20년동안 활동하며 관내 어려운 가정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데 앞장서 왔다. /고양시 제공

매달 한가구씩 선정 주말마다 개선
장마철엔 처마 밑·전기시설 점검도
봉사자 3배이상↑ 현재 70여명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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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주민들에게 행정적 도움을 주다 발 벗고 나서게 된 것이 벌써 20년이 흘렀네요. 이젠 웬만한 실내 인테리어 기능공 못지않습니다."

고양시 덕양구청 직원들 70여명이 활동하는 '사랑의 가정도우미'가 올해로 꼭 20살이 됐다.

'사랑의 가정도우미'는 독거노인이나 결손가정, 한부모가정 등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도배봉사단이다.

1기 신도시로 성장한 일산동·서구와는 달리 서울 북쪽과 인접해 자연보전구역과 개발제한구역, 군사시설보호구역 등으로 개발이 막혀 있는 덕양구는 주택들이 낡아 생활환경이 열악하다.

이러한 관내 사정을 가장 먼저 파악할 수 있는 사회복지과는 지난 1999년에 고양시 공직자를 대상으로 도배·장판 교체와 청소 등을 할 수 있는 20명의 봉사자를 모집했다. 이들은 매월 한 가구씩 선정해 주말마다 개선사업을 하고 있다. 도배지와 풀 등 약간의 비용은 저소득층 지원사업비로 시에서 지원을 받고 있다.

대상 가구가 선정되면 도배와 장판을 교체하고 전기시설 등을 점검한다. 특히 장마철에는 처마 밑을 수리하고, 주저앉은 천장과 벽체를 교정한 뒤 도배와 함께 전기담당 직원이 나서 위험한 전기시설을 살핀다. 환경개선사업으로 주거생활의 안전까지 돌보는 것이다.

시의 지원을 등에 업고 대민 봉사에 나선 구청 직원들의 열정은 대단하다.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몸담은 우인성(51) 세무과 시세팀장은 아예 도배기능사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다.

20년 사이 봉사자는 3배 이상 늘었고, 직원들의 손을 잡고 봉사를 배웠던 어린 자녀들은 지금 어엿한 대학생과 사회인이 됐다.

박동길 덕양구청장은 "최근 덕양구는 도시 재건축과 연계되는 행정규제 속에서 장기간 방치되는 빈집이 늘고 있어 거주민의 안전과 환경개선을 위해 고민이 많다"며 "사회의 어두운 환경을 바꾸는 데 밀알이 되는 사랑의 가정도우미에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고양/김환기기자 k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