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437호, 2017년 유료개장뒤 100만명 다녀가
썬크루즈~심곡항 2.86㎞, 기암괴석옆 동해 펼쳐져
절벽사이 자란 해송·인공폭포·전망대도 절경
바다를 가로질러서야 겨우 마을에 갈 수 있다 보니 꼭 필요한 일이 아니고서야 찾는 이들이 없었다.
1950년 6월25일 새벽 3시 북한군이 심곡마을 바로 옆 정동진 해안을 통해 먼저 공격을 가해 3년동안 한반도가 피바다로 물들었을때도 심곡마을 사람들은 전쟁이 일어난지 조차 몰랐다고 한다.
이랬던 심곡마을이 요즘 주말마다 사람으로 북적이고 있다.
해안 드라이브를 가거나 낚시 좋아하는 사람들만이 찾던 이곳에 새로운 명소, 바로 바다부채길이 뚫리면서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지난 2017년 6월 유료로 정식개장한 뒤에는 바다부채길을 찾은 사람은 100만명이 넘었다.
바다부채길이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이곳이 천연기념물 437호인 정동진 해안단구지대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해안단구로 유명한 정동진 해안단구를 고스란히 보면서 바다경치도 즐길 수 있어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정동진의 해안단구는 바다밑의 땅이 솟구쳐 올라 만들어진 것이라 더욱 특이한 지형을 가지고 있다.
2천300만년전 지구의 용트림으로 동해안이 솟구치고 해수면이 80m정도 물러나며 바다밑 땅이 육지로 올라왔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며 깎이고 파여 기암절벽을 만들었다.
바다부채길은 정동진 썬크루즈 주차장에서 심곡항까지 2.86㎞의 해안절벽길이다.
사람은 물론 산짐승조차 이 길은 접근이 어려웠다.
그래서 심곡마을로 가기 위해서는 배를 타고 가거나 밤재를 넘어야 했다.
강감찬 장군이 편지한장으로 백두산으로 보냈다는 육발호랑이 전설을 지닌 이 밤재는 가파르고 험했다.
깊은 골짜기라 산짐승도 많았다. 그래서 어른들 20~30명이 모여 넘어야 했다.
그런 심곡마을에 해안절벽으로 길이 생긴것은 군부대의 초소가 만들어지면서다.
절벽중간중간 군인들이 경계근무를 서는 좁은길이 났지만 그 마저도 드문드문 길이 있었을 뿐 모든 길이 뚫리지는 않았다.
트래킹이 붐을 이루면서 바우길, 해파랑길을 만들때도 이 길은 열리지 않았다.
정동진 해안단구는 2016년 10월 국방부와 협의하고 문화재청의 허가끝에 임시 개통했고 낙석방지공사와 화장실,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보강한 뒤 2017년 6월 정식으로 개장했다.
바다부채길은 정동진 썬크루즈 주차장과 심곡항 매표소 양쪽에서 입장할 수 있어 왕복 또는 편도로도 길을 즐길 수 있다.
마지막에 출구인 정동매표소로 올라가는 300여개의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노약자와 함께라면 정동진 방향에서 출발하기를 권한다.
바다부채길의 또 하나의 즐거움은 해송과의 만남이다.
바닷가 절벽의 해송들은 300년을 커도 자그마하다.
솔향 가득한 해송숲을 지나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해안단구를 만나면 지구의 신비로움이 저절로 느껴진다.
길 중간에 만나는 몽돌해변의 파도소리는 자르륵자르륵 환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같다.
철재와 목재로 만든 테크를 지나며 만나는 푸른 동해바다와 투구바위, 거북바위 등 갖가지 기암괴석은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수십미터 절벽아래, 파도치는 바다위를 편안히 걷다보면 바다 위 신선이 된 듯한 착각마저 든다.
바다부채길을 관리하는 강릉관광개발공사는 최근 새로운 볼거리와 포토존을 만들기 위해 인공바다폭포도 만들고 전망대도 조성했다.
몰려드는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버스 60대가 들어설 수 있는 대형 주차장도 추가로 조성중이다.
바다의 해안단구를 이어 만든 길이 정동진과 심곡, 옥계를 잇는 강릉의 새로운 관광루트를 만들고있다.
'산위의 배' 썬크루즈, 바다 보며 커피 한잔의 여유
산자락 자리잡은 '하슬라아트월드' 미술품 감상
금진온천·금진항 회센터, 몸풀고 '꿀맛' 한점
#정동진썬크루즈
최근 증축공사로 새롭게 단장한 정동진썬크루즈 호텔.
산위에 배라는 이색 콘셉트로 세계적으로 주목받아온 360도 회전되는 카페에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면서 바다부채길의 여독을 풀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10만평에 조성된 예술공간으로 2003년 오픈 이후 다양한 현대미술전시와 국제레지던시 프로그램 등을 시도해오고 있다.
피노키오, 마리오네트 미술관, 현대미술관 등 바다가 보이는 산위에서 감상할 수 있다.
2천300만년전 동해안이 융기되며 생긴 해안단구에서 발견된 금진온천물.
해안단구 지하 100m에서 용출돼 미세한 황토입자가 물에녹아 붉은 빛이 돈다.
필수 미네랄뿐 아니라 다스트론튬과 망간, 아연을 비롯해 혈당 강하 효과가 있는 바나듐 등 희귀성 미네랄의 농도가 매우 높고 항암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셀레늄도 상당량 포함되어 있다.
금진항에서 조금 아래로 내려오면 금진어촌계에서 운영하는 회센터가 있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배를 타고 나가 잡은 자연산 물고기를 한상 10만원부터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어촌계 뿐만 아니라 주변 횟집도 싱싱한 회 가격이 저렴하다.
특히 심곡마을은 미역과 김 등 해초류가 유명하다. 미역이 나는 철에 가면 귀한 미역, 감태 장아찌등도 맛볼 수 있다.
강원일보=글/조상원기자·사진/권태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