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문화의 수도로 불리는 미국 뉴욕에 새 랜드마크가 들어선다. 민간 부동산 개발사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알려진 '허드슨 야드'(Hudson Yards)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도시형 복합공간인 허드슨 야드의 일부 시설들이 15일(현지시간)부터 단계적으로 개장한다. 허드슨 야드는 총사업비가 물경 250억 달러(약 28조4천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이다.

맨해튼의 미드타운 서쪽, 허드슨 강변에 들어선 허드슨 야드는 16개의 타워형 건물에 초고가 주택과 사무실, 호텔, 학교, 공연예술센터, 명품 쇼핑몰 등을 갖춘 복합공간이다.

오래된 대형 철도역과 주차장, 잡초가 무성한 보도 등이 있던 버려진 땅이 뉴욕의 새 랜드마크 부지로 거듭난 것이다.

올해 말 개장할 전망 데크는 인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보다 좀 더 높은 약 390m 높이에 설치돼 서반구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가 될 예정이다. 뉴욕의 마천루와 대서양을 조망할 수 있다.

허드슨 야드는 세계 각지에 경쟁적으로 들어서고 있는 '세계 최고층 빌딩'의 타이틀 대신 가장 럭셔리한 첨단 건물을 겨냥했다.

일례로 침실 하나짜리 아파트의 한 달 임대료가 5천 달러(약 570만원)다. 집값에서 세계 1∼2위를 다투는 뉴욕의 보통 침실 1개의 아파트보다 2천 달러 이상 비싸다. 2층짜리 펜트하우스는 3천200만 달러(약 364억원)에 팔리고 있다.

개발업자인 스티븐 로스는 허드슨 야드가 1930년에 지어진 록펠러센터 이후 뉴욕의 가장 야심 찬 사업이라며 "뉴욕의 최대 관광 명소이자 아이콘"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워너미디어와 CNN, 웰스파고 은행, 자산운용사 블랙록, 로레알, 소프트웨어 업체 SAP 등 앞으로 입주할 세입자들도 굴지의 회사들이다.

300개의 럭셔리 아파트 중 60%가 이미 팔렸고, 앞으로 수백 개가 더 지어질 예정이다.

각종 시설물도 첨단이다. 자체 쓰레기 처리 시스템에 대정전 사태도 버텨낼 발전시스템을 갖췄다. 기후 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에 대비해 민감한 설비들을 보호할 자동 지하문도 있다.

15일 개장할 7층짜리 쇼핑몰 '숍 앳 허드슨 야드'(the Shops at Hudson Yards)에는 카르티에와 스튜어트 와이츠먼, 디오르, 펜디 같은 명품 브랜드부터 패스트패션 브랜드 자라, H&M, 맨해튼에 처음 문 여는 백화점 니먼 마커스 등이 입점한다.

명사가 된 셰프들이 운영하는 식당과 셰이크 버거, 니먼 마커스의 간판인 조디악 레스토랑도 들어선다.

15일 개방하는 시설 중 탑 형태 구조물인 '베슬'(the Vessel)도 독창적인 외관으로 단연 눈길을 끈다. 2천500개의 계단이 얽히고설켜 벌집을 연상시키는 문양으로 만들어진 15층짜리 거대한 나선형 계단 구조물이다.

독특한 외모만큼 비판도 많다. 뉴욕타임스는 이 구조물을 "아무 곳에도 이르지 못하는 계단'(stairway to nowhere)이라고 비꼬았다. 다만 AFP는 "많은 대형 빌딩 사업들이 그렇듯, 최종 판단은 이용자들 몫"이라고 지적했다.

베슬은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지만, 온라인으로 예약해야만 한다.

개발사인 릴레이티드 허드슨 야드의 제이 크로스 사장은 "'우리 거기서 만나'라고 말할 만한 아이콘, 명물을 만들고 싶었다"며 "그저 누구나 와서 청혼하거나 아니면 그저 오르락내리락하거나, 아니면 뭐든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하자는 아이디어였다"고 말했다.

1만8천580㎡ 규모의 아트센터 셰드(the Shed)는 다음 달 5일 오픈한다.

허드슨 야드의 개관은 2012년 착공식을 한 지 7년 만이다.

개발업자 로스는 "사람들은 모든 게 있는 곳에서 살고 싶어한다. 그게 바로 사람들이 도시에 사는 이유"라며 "허드슨 야드는 생활과 일, 놀이가 모두 갖춰진 환경"이라고 말했다.

총면적 11ha가 될 허드슨 야드는 이제 절반 정도 완공된 상태다. 최종 완공은 2025년으로 예정돼 있다.

AFP는 "허드슨 야드는 이제 미국 금융수도의 전설적인 마천루에 대한 새로운 헌사로 뉴요커와 관광객들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