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파주 LCD 클러스터 구축 사업이 문산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발로 진통을 겪고 있다.

주민과 환경단체는 협력단지 조성이 '절차상 하자와 환경 오염 우려 등이 크다'며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고 사업 시행자측은 '국가와 지역 발전을 위한 사업'이라며 강행방침으로 맞서고 있다.
 
이 때문에 협력단지 조성과 관련한 도시계획시설 일부 변경을 위한 1차 공청회가 무산된데 이어 2차 공청회는 몸싸움 끝에 졸속 처리되는 사태가 벌어지며 향후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파주 LG필립스 LCD 산업단지는 본 단지와 연구시설 및 협력단지를 포함, 110만여평으로 향후 10년간 25조원이 투입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LCD 클러스터.
 
LG필립스는 지난 3월 51만평의 'TFT-LCD 7공장 착공식'을 갖고 본격 공사에 나섰고 59만평의 협력단지 부지를 문산읍으로 확정, 도시기본계획 일부 변경 등 행정절차를 진행중이다.
 
단지는 내년 6월 완공돼 시범 가동에 들어간 뒤 협력단지가 완공되는 2006년상반기에 양산 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특히 본 단지에는 디스플레이 관련 연구기관 및 대학연구소들로 구성된 세계 최대 연구개발센터가 건립돼 '산-학-연'의 유기적인 연구 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다.
 
그러나 문산읍 당동·선유리, 파주읍 향양리 주민들과 파주환경운동연합은 협력단지 조성 반대 범시민대책위를 구성,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대책위는 “협력단지 예정 부지가 5개 아파트 단지와 학교에 붙어 있는 등 주거밀집지역에 위치, 여수·광양·안산·반월공단의 예처럼 휘발성 유기화합물로 인한 각종 환경 피해와 생활 불편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책위는 급기야 지난달말 열릴 예정이었던 협력단지 도시계획시설 일부 변경결정을 위한 주민 공청회를 “'14일전 공고' 절차가 무시됐다”며 물리력을 동원, 무산시켰고 6일 열린 2차 공청회에서도 격한 몸싸움을 벌이며 항의했다.
 
대책위는 “협력단지 조성과 관련한 행정절차가 하자가 있다”며 주민 의견 수렴부터 거칠 것과 민선시장 보궐선거가 끝나는 10월까지 사업 추진을 일단 유보해 줄것을 요구하고 있다.
 
파주환경운동연합 이현숙 사무국장은 “협력단지 조성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거지 인근은 안된다는 것”이라며 “주민들은 문산권이 시 개발계획대로 문화·관광산업과 남북교류 배후도시로 발전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자 시는 대책위의 주장에 대한 반박자료 2천부를 긴급 제작, 문산 주민들에게 배포하는 등 홍보에 나섰다.
 
시는 반박자료에서 “남북 긴장 완화와 개성공단 배후지역으로 지정된 문산은 지역 발전의 호기를 맞고 있다”며 “수원과 울산이 삼성, 현대와 같은 첨단기업을 모체로 발전해 왔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역 발전 저해론을 정면 반박했다.
 
시는 LG필립스 본 단지와 협력단지가 조성되면 연간 고용인원 2만5천여명, 총생산 3조원의 지역경제 승수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용역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다.
 
또 “협력단지에는 특정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국내·외 최첨단 기업 43곳이 입주하고 1만t 처리 규모의 오·폐수 처리장이 건설돼 환경 피해 우려는 없다”며 “주거지 사이에 충분한 완충 녹지와 연구시설이 위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관계자는 “사업이 중단되면 행정의 공신력은 물론 지역 발전 호기를 놓칠 수 있어 절대로 유보될 수 없다”며 불법 행동 강력 대처 방침을 천명했다.
 
한편 대책위는 2만6천여명의 문산인구 가운데 1만명이 서명한 반대 서명서를 시와 경기도에 전달하고 오는 9∼10일 도청앞 시위를 계획하는 등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다.=파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