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오는 29일(현지시간) 예정된 브렉시트(Brexit)를 6월 말까지 3개월간 연기할 것을 유럽연합(EU)에 공식 요청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20일(현지시간) 하원 '총리 질의응답'(Prime Minister's Questions·PMQ)에 참석, 브렉시트 연기 요청 서한을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발송했다고 발표했다.
메이 총리는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EU 탈퇴 시점을 6월 30일까지 연기하는 방안을 서한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메이는 브렉시트를 6월 말 이후로 연기하고 싶지 않으며, (장기 연기를 위해 5월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를 위한 제3 승인투표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16년 열린 브렉시트 국민투표에는 전체 유권자 4천650만 명 중 72.2%가 참가해 51.9%인 1천740만명이 'EU 탈퇴'에, 48.1%인 1천610만명이 'EU 잔류'에 표를 던졌다.
이에 메이 총리는 지난 2017년 3월 29일 EU의 헌법 격인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라 EU 탈퇴의사를 공식 통보했다.
영국은 통보일로부터 2년 후인 오는 29일 23시(그리니치표준시·GMT)를 기해 EU에서 자동 탈퇴한다.
메이 총리는 1월 중순과 이달 12일 EU와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승인투표(meaningful vote)에 부쳤지만 1차는 영국 의정 사상 정부 패배로는 사상 최대인 230표 차로, 2차는 149표 차로 부결됐다.
이에 메이 총리는 EU 정상회의 전날인 이날까지 브렉시트 제3 승인투표를 개최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동일 회기 내 실질적으로 같은 내용의 안건을 재상정할 수 없다'는 하원의장 성명에 따라 연기를 결정했다.
로이터 통신은 메이 총리가 빠르면 다음 주 제3 승인투표를 열 수도 있다고 전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의회에 조금 더 시간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들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후) 거의 3년을 기다려왔다"면서 "의회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데 지쳐있으며, 총리는 그들의 좌절감을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이 총리가 이날 정식으로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한 것과 관련, EU의 나머지 27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이에 동의해야 연기가 결정된다.
EU 회원국 정상들은 21, 22일 예정된 정상회의에서 이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EU가 연기를 받아들이더라도 영국은 다시 하원과 상원에서 이를 승인해야 한다.
영국은 지난해 제정한 EU 탈퇴법(The EU Withdrawal Act 2018)에서 브렉시트 시점을 2019년 3월 29일 23시(그리니치표준시·GMT)로 정한 만큼 날짜를 변경해야 한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이번 정상에서 브렉시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날 독일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합의한 것 외에 재협상이나 새로운 협상, 추가 확약은 없을 것"이라며 "그동안 우리가 집중적으로 영국을 향해 움직였지만 더 이상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