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 30여명 年 100여차례 봉사활동
간호사·노래강사·주부 등 직업 다양
"암·우울증 '싹' 건강되찾아 늘 감사"
부천의 요양원, 경로당 등지에서 노래봉사활동을 하는 '깔깔깔 가요봉사단'(단장·장복순)은 공연이 끝난 후 어르신이 "언제 또 오냐"며 아쉬워할 때마다 제대로 약속을 못해 늘 마음이 무겁다고 한다.
'빛깔·색깔·성깔'을 뜻한다는 '깔깔깔' 가요봉사단은 부천시 여성가요제에서 입상한 실력파들이 모인 노래봉사단체다. 요양원, 다문화 가정, 독거노인 가정, 경로잔치, 부천시 축제 등지에서 연간 100여차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어르신들을 뵙는 날이 가장 신나고 기쁘죠."
'깔깔깔' 가요봉사단원 30여명은 어르신들과 만나는 날이면 아침부터 분주하다. 1시간가량 예쁜 옷에 화장도 하고 소품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지만 마음만은 어느 때보다 즐겁다.
7~8명이 한팀이 돼 기획사 대표가 편곡해 준 빠른 템포의 '얼치기 민요', 가요 등을 어르신들 앞에서 춤과 함께 선보이는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간호사인 양영순(60·여)씨는 오후 9시부터 오전 8시 30분까지 근무하고 잠을 줄여서 노래 봉사활동을 한다. 쪽잠을 자며 '양수아'라는 예명으로 가수활동도 하고, 작사·작곡까지 한다. "섬기고 나누고, 배려하는 자세로 사는 게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한다.
장복순(59·여)씨는 우유 배달을 하면서 봉사활동을 해 거래처가 줄어들기도 했지만 봉사단 활동으로 위안을 삼기도 한다. 색소폰 연주, 전통고전무용도 하며 노래강사로 활동한다. 이연자(54·여)씨는 부동산 보조 중개원으로 일하며 노래강사로 활동한다.
암 투병을 하던 강인선(55·여)씨는 가요제에서 입상한 후 깔깔깔 봉사단을 찾아왔다. 노래로 우울증 치료를 하고 건강도 되찾았다며 봉사단에 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깔깔깔 여성회 조아진(56·여) 회장은 전업주부 출신.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다 가요제에서 대상을 탄 게 계기가 됐고, 총무 이미선(57·여)씨는 회사원이다.
깔깔깔 가요봉사단은 경희대 미래교육원과 노래지도자 양성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노래강사 자격증 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다. 3개월 코스로 기수당 10~14명씩 5기생을 배출했다.
'깔깔깔'은 부천뿐 아니라 충청도, 전라도 등 출장봉사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들은 기름값 정도만 받고 어르신들께 즐거움을 드릴 수만 있다면 언제, 어디든 달려가겠다고 한다.
부천/장철순기자 s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