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바 미국 법무 장관이 24일(현지시간) 지난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공모 사실을 찾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긴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수사결과 보고서 요약본을 의회에 제출하자 여야의 반응이 정반대로 갈렸다.

외신에 따르면 집권 공화당은 "먹구름이 걷혔다"며 쌍수를 들고 환영한 반면, 민주당은 최고지도부가 직접 나서서 보고서의 완전한 공개와 추가 수사를 요구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성명을 내고 특검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죄를 입증했으며, 모든 미국인은 이를 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을 입증했다. 지난 2016년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어떤 공모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우리의 민주주의를 방해하기 위한 러시아의 노력은 위험하고 불안한 것"이라며 "이 같은 관점에서 러시아의 활동을 더 잘 파악하려는 우리의 노력에 대한 특검의 기여를 환영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공화당 소속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도 성명을 내고 "오늘은 법치를 위해 좋은 날이며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에게는 위대한 날이다. 공모도 (사법) 방해도 없다"며 "이 보고서로 트럼프 대통령의 뇌리를 떠나지 않던 먹구름이 걷혔다"고 강조했다.

이어 "뮬러 특검 조사가 트럼프 대통령을 끌어내릴 것으로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나쁜 날이다. 대단한 일이다. 뮬러 특검과 그의 팀이 러시아와 관련한 모든 것을 철저히 조사했다. 이제 앞으로 나가고, 나라를 통치하고, 2020년을 앞두고 러시아와 다른 외국의 행위자들과 싸울 준비를 할 때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주당은 뮬러 특검팀이 제출한 보고서 요약본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원본 전체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특히 뮬러 특검팀이 보고서에서 대통령의 '러시아 공모' 사실을 찾지 못했다고 밝힌 반면, '사법방해' 부분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한 것과 관련해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보고서 요약본이 트럼프 대통령의 무혐의를 입증한 것이 아니며, 보고서의 완전한 공개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공동 성명에서 "특검 보고서가 대통령의 심각한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라고 결론 내리지 않았다는 사실은 지체 없이 완전한 보고서를 공개하는 것이 얼마나 시급한 것인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몇달 전 지명한 윌리엄 바 법무 장관에 대해 "중립적인 관찰자가 아니다"라며 그가 의회에 제출한 요약본 역시 뮬러 특검 수사결과에 대한 객관적인 결정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이어 특검 보고서가 러시아 공모 의혹을 해소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면죄' 선언에 대해 "뮬러 특검의 말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신뢰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인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바 장관을 증언대에 세우겠다며 벼르고 있다.

내들러 위원장은 이날 트위터에 "뮬러 특검이 대통령의 무죄를 밝히지 않은 특검 보고서에 대한 법무부의 최종 의사결정과 불일치를 우려해 조만간 바 장관을 하원 법사위원들 앞에서 증언하게 하겠다"고 적었다.

공모 의혹의 다른 한 축인 러시아는 '얽히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 언론에 "우리는 보고서 내용을 알지 못한다"라고만 말했다.

이날 바 법무장관은 하원 법사위에 서한 형태로 4페이지짜리 특검 수사 보고서 요약본을 제출했다.

요약본은 뮬러 특검팀이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 당시 트럼프 선거캠프와 러시아 측 간의 공모 및 내통 혐의를 찾지 못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선 완전히 무죄라 결론 내리지 않고 판단을 유보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