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한 일을 벌인 것이 아닙니다. 법으로 하게끔 돼 있는 체육행사를 소외계층과 함께 한것 뿐입니다.”
 
용인시가 시의 유일한 공직자 축제인 '한마음대회'를 전격 취소했다. 한마음대회는 시가 지난해 10월, 급속한 도시개발로 어느 지자체보다 격무에 시달리는 용인 공직자들과 그 가족들을 위로, 격려하는 자리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대규모 체육행사다. 시청은 물론 시의회와 교육청·경찰서·소방서 등 용인지역 각 기관의 공직자들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한 데 어우러지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되면서 큰 호응을 얻어 연례행사로 실시키로 했던 행사이기도 하다.
 
시가 당초 이달 하순께 개최하려던 행사를 돌연 취소하게 된 배경은 간단하다.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공직자들이 서민 고통은 아랑곳없이 흥청거리는 모습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는 것.
 
화려하고 신명나는 축제 대신, 시가 올해 행사의 콘셉트로 잡은 것이 바로 '검소와 건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행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국민체육진흥법 규정에 따라 체육주간행사를 생략할 수는 없지만 부서별로 관내 사회복지시설을 위문하고, 가능하다면 시설수용자들과 함께 하는 체육행사를 치러보자는 얘기다.
 
체육행사가 공무원 개개인의 '권리'이기도 해 이같은 위문행사를 강요할 수는 없지만 그 취지가 아름아름 전파되면서 말그대로 '자발적으로' 참여의사를 밝힌 부서들이 하나둘씩 나타났다.
 
행정과와 기획예산담당관실이 공직자들의 휴무 토요일을 이용, 지난 9일 백암면 지체장애수용시설을 위문하기로 하자 같은 실국내 다른 부서들도 동참하고 나선 것. 특히 이미 별도의 행사계획을 준비했던 일부 부서는 행사예산을 대폭 줄여 위문금으로 쾌척하기도 했다.
 
행정과 박상돈 과장은 “체육행사는 부서별로 직원들의 의사에 따라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경제가 어려운만큼 검소하고 내실있게 행사를 치르자는데는 대부분 공감했다”고 말했다.=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