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참여단 '여우만세' 대표도 맡아
남성 걸음 위주 공원 계단폭 바꿔야
男화장실도 기저귀 교환대 설치 필요
"핵심은 '관점'입니다."
지난달 31일 열린 '의왕시 여성친화도시 조성협의체' 첫 회의에서 박진호 부위원장이 호선됐다. 전문가가 아니라 시민참여단 대표라는 점과 함께 '남성'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그는 부위원장직을 수행하는 데 성별은 상관이 없음을 일깨워 주는 데서부터 인터뷰를 시작했다.
박 부위원장은 "당연직인 부시장이 위원장이고 실제 협의체 운영은 부위원장이 하게 될 텐데, 토론에 익숙하고 객관적일 자신이 있어서 부위원장직을 맡은 것"이라고 말했다.
의왕시는 2017년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선포하고 지난해 말 여성가족부로부터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받았다.
박 부위원장은 지난해 시민참여단 '여우만세(여성친화도시, 우리가 만드는 세상!)'의 대표로서 의왕시 여성친화도시 만들기에 일찌감치 동참했다.
'여우만세'는 32명이 참여해 양성평등분과, 여성의 경제사회참여분과, 일가정양립·돌봄분과, 지역사회 안전증진분과등 4개 분과에서 활동한다. 박 부위원장은 '여우만세' 현장모니터링 활동을 통해 관점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는 "공원의 여자화장실에는 기저귀 교환대가 있고 남자화장실에는 없는 것, 공원의 계단 폭이 남자 걸음에 적합한 것 등이 모두 개선해야 할 점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것이 누군가에게는 큰 불편이기도 하다. '바꾸어 보면 그럴 수 있겠네'라는 공감이 변화를 가져온다"며 "아빠들이 아이를 돌보다 기저귀를 갈아야 할 경우 남자화장실에 기저귀 교환대가 없으면 불편하다. 남자가 불편하면 여자 또한 불편하게 된다. 그래서 고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박 부위원장은 '여성'친화도시가 여성을 위하자는 정책이 아니라 약자 모두를 위한, 양성평등 실현을 위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성들도 여성친화도시의 개념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시민참여단체 교육에서 시작하되, 작은 도시라는 의왕의 특성을 살려 전문가 및 활동가 개개인의 파급력을 키워나가면 보다 효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박 부위원장은 "의왕시 여성친화도시 조성협의체에는 각 분야, 또는 학계에서 능력 있는 분들이 모였다"며 "내 역할은 시민참여단의 대표로서 자칫 이론적이고 관념적으로 논의가 흐를 때 현실 쪽으로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다 같이 힘을 모아 능동적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의왕/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