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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의동 출생… 중장거리 선수로 활약
2005년 아시아육상대회 유치 이끌어
"최근까지 고문 활동, 늘 관심 가져"


인천 체육과 평생을 함께 한 곽재영 전 인천시육상경기연맹 회장이 지난 5일 오전 4시5분께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8세.

1931년 1월 25일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에서 태어난 곽 전 회장은 고교와 대학 재학 시절 육상 중장거리 선수로 활약했다. 그는 인천이 경기도에 속했던 1975년 경기도육상연맹 부회장으로 체육 행정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40년 가까이 인천 육상을 이끌었다.

인천 숭의초등학교 졸업 후 당시 6년제였던 인천기계공고에 입학한 곽 전 회장은 장비 없이 쉽게 할 수 있었던 육상 선수로 활동했다.

3학년 때 지역 대회인 제1회 3·1절 기념마라톤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그는 학년별 육상대회에서도 다관왕에 오르며 최우수 선수로 뽑히는 등 인천지역 학생 선수 중 최고였다.

동국대에 진학해 선수 생활을 이어간 곽 전 회장은 졸업 후 경기도육상연맹에서 활동했다. 경기도체육회 이사로도 발탁되면서 자연스럽게 체육 행정가로 변신했다.

1975년 경기도육상경기연맹 부회장, 1978년 대한육상경기연맹 이사, 1981년 인천직할시 편제 이후 인천시육상경기연맹 회장과 시체육회 이사를 맡았다. 1989년 시체육회 실무부회장과 1996년 대한육상경기연맹 부회장으로도 활동했다.

곽 전 회장은 2005년에 열린 제16회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인천 개최를 이끌어냈다. 개최지 선정에서 인도를 단 2표(17-15) 차로 꺾고 성사된 인천 대회에는 북한을 포함해 43개국에서 참석했다.

당시 곽 회장과 깊은 관계를 맺은 아시아육상연맹 측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 유치에 큰 도움을 주었으며, 2010년 시작된 인천 송도국제마라톤 대회 설립에도 힘을 실어줬다.

2013년 1월, 32년 동안 맡았던 인천시육상경기연맹 회장에서 물러난 곽 전 회장은 이후에도 지역 체육계의 어른으로서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곽 전 회장 재임 시기에 인천시육상경기연맹 전무이사와 부회장으로 활동했던 윤철훈 대한육상연맹 생활체육위원장은 "최근까지 대한육상연맹 고문으로 활동하시면서 지역 체육계에도 늘 관심을 기울이셨다"면서 "인천 체육의 증인이시자 큰 별이셨던 회장님이 돌아가셔서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