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다양한 '스몰딜'들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고 단계적(step by step)으로 조각을 내서 해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우리는 '빅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는 "적기가 아니다"라며 일단 제재 유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와 함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강력하고 좋은 관계'를 강조하며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놓고 남북미 3자 간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에 달렸다"고 여지를 뒀다. 다만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스텝 바이 스텝'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빨리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에 들어가면서 한 모두발언 및 기자들과의 문답을 통해 '이 과정이 계속 이어지기 위해 스몰 딜 들도 수용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어떤 딜인지 봐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빅딜이라는 건 우리가 핵무기를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정의를 내렸다.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냐. 얼마나 지원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올바른 시기(right time)가 되면 나는 엄청난 지원을 할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올바른 시기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올바른 시기가 되면) 한국과 일본, 미국, 중국, 러시아 등 많은 나라가 도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바른 합의가 이뤄질 때, 그리고 핵무기가 사라질 때, 북한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지리적) 위치에 있다. 두 면이 바다에 둘러싸여 있고, 다른 면은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한국과 맞대고 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그리고 참으로 아름다운 땅을 가지고 있다"고 '엄청난 잠재력'을 수차례 언급했다.
그는 '여전히 비핵화가 될 때까지 북한에 대한 제재는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인가 아니면 대화 지속을 위해 제재완화를 검토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아니다. 우리는 제재가 계속 유지되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지난달 22일 추가적 대북제재 철회를 지시한 것을 언급하며 "솔직히 (제재를) 상당히 강화할 선택지를 갖고 있었지만, 김정은과의 관계 때문에 그렇게 하길 원하지 않았다, 나는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는 항상 (제재를) 강화할 수 있었지만 나는 현시점에서 그렇게 하길 원하지 않았다"고 신규 제재 중단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여러분 알다시피 두어주 전에 나는 그것(제재)을 막았다. 그러나 나는 현 제재가 타당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는 매우 중요한 무언가가 일어날 것이라고 진짜로 믿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한 경제협력을 위해 제재완화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지금 일정한 인도적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그 점에 대해서는 괜찮다"며 "한국은 식량 문제를 돕기 위한 일정한 일을 포함, 북한을 위해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3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이뤄질 수 있다.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며 "그리고 그것은 '스텝 바이 스텝'이다. 빠른 과정이 아니다. 나는 그럴 것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그것은 '스텝 바이 스텝'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정상회담들을 즐긴다. 나는 김 위원장과 함께 있는 걸 즐긴다. 그것은 매우 생산적이었다"며 "그것은 진짜로 '스텝 바이 스텝'이다. 빨리 가지 않을 것이다. 나는 여러분에게 오랫동안 이 말을 해 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빨리 간다면 올바른 합의(proper deal)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북한 및 김 위원장과 앞으로 개최될 추가 회담들에 대해 문 대통령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미 3자간 정상회담개최 문제에 대해서도 "그것 역시 열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나는 그것이 주로 김 위원장에게 달려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 대통령은 필요한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에 대해 "오랫동안 이 전투에서 싸워왔다고 생각한다. 그는 탁월한 일을 해왔다. 나는 그가 위대한 동맹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3차 북미 정상회담, 나아가 남북미 3자 간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열어두며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바탕으로 비핵화 협상을 정상화하겠다는 톱다운 해결 의지를 거듭 피력하는 한편으로 '핵 무기 제거'라는 빅딜론 및 제재 유지 입장을 일단 재확인,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3차 북미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 '단계적 방식'을 뜻하는 '스텝 바이 스텝'이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쓴 것과 관련, 또다시 '빈손' 부담을 안고 시간에 쫓겨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장기전 채비용 속도조절론을 내포한 것으로 보이나, 트럼프 행정부가 '하노이 노딜' 후 '단계적'이라는 표현 자체를 써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 방안과의 상관관계 여부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우리가 원할 걸 이루진 못했지만 어떤 부분들은 합의가 이뤄졌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매우 좋은 회담을 가졌다"며 "여러분 알다시피 나와 김정은의 관계는 매우 좋다. 나는 그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켜보자"고 말했다.
그는 "엄청난 진전이 이뤄졌다는 걸 여러분에게 말하고 싶다. 북한과 관련해 훌륭한 관계가 이뤄져 왔다. 김정은은 정말로 내가 매우 잘 알게 되고 존경(respect)하게 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면 많은 엄청난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나는 희망하고 정말로 믿는다"며 한국 국민, 그리고 김 위원장 및 북한 주민들에게 '가장 따뜻한 안부'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말한 대로 많은 진전이 이뤄져 왔다. 우리는 추가적인 대화를 가질 것이고 나는 그걸 고대하고 있다"며 "나와 김정은의 관계는 매우 강력하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도 매우 강력한 관계를 가져왔지만, 김정은과 매우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으며 여러분도 그걸 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희망컨대 그것은 모든 사람을 위해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 세계를 위해서 훌륭한 해결책으로 귀결되길 바란다"며 "이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으며, 북한은 김정은의 지도력 하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모든 것이 어떻게 풀려가는지 지켜보자"고 밝혔다.
다만 김 위원장과 지난 몇 주간 의사소통했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그것에 대해 언급하길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이행 등을 염두에 둔 듯 "(북한과의) 국경 문제에서 우리를 진짜 많이 도운 중국에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러시아에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그들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꽤 더 많이 우리를 도왔기 때문"이라며 "다만 그들이 더 잘 할 부분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