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전 11시 50분께 군포시청. 점심시간을 앞두고 대부분 식당으로 향하는 것과 달리, 일부 직원들은 대회의실로 모여들었다.
군포시에서 마련한 공직자 특강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40여명의 공직자들은 샌드위치와 김밥으로 점심을 대체하면서까지 강의를 듣겠다는 일념으로 강의장에 속속 도착했다.
이날 채운 고전비평공간 대표가 강사로 나서 '길 위에서 여행한다는 것'을 주제로 여행의 개념과 본질에 관한 강의를 펼쳤다.
특히 지난해 8명의 동료들과 팀을 꾸려 7개월간 이슬람 문화의 전반에 대해 사전 학습을 한 뒤, 한 달간 이란 여행을 했던 사례를 소개하며 여행에 앞서 반드시 공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채 대표는 "여행을 가면서 아무것도 모르고 간다면 남는 게 없다. 앞서 다른 사람들이 찍었던 사진을 그저 눈으로 확인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그게 무슨 여행이겠느냐"며 "낯선 곳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이 여행의 본질이다. 무조건적인 공포와 낭만적 미화의 태도에서 벗어나, 일상의 연장이 아닌 일상의 변화로 여행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의를 들은 한 공무원은 "여행이라 하면 막연하게 쉬러 간다는 정도로만 여겼는데, 미처 깨닫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생각해보게 돼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며 "밥을 먹은 것보다 훨씬 배가 부르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군포/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