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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도계 다크호스로 거듭나고 있는 수원중 이지연(오른쪽)과 지도자 손세은 코치.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

입문 15개월 불구 열정·노력갖춰
강한 승부욕… 소년체전 金 목표
"장미란같은 女헤라클레스 될 것"


"역도, 무게를 늘릴 때마다 기록을 올리는 재미가 정말 최고예요."

제78회 문곡서상천배 역도경기대회에서 여중부 3관왕에 등극한 수원중 이지연은 역도의 즐거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76㎏급에 출전한 이지연은 인상에서 73㎏을 들어 올린 데 이어 용상에서도 91㎏을 기록해 각각 금메달을 차지한 뒤 종합에서도 164㎏을 달성해 1위에 올라 3개의 금빛 바벨을 들어 올렸다.

그는 "아직 인상과 용상, 둘 다 어렵다. 특히 용상은 클린(clean)과 저크(jerk) 2개의 구분 동작을 거치는데 선수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처음 들어 올리는 클린 자세를 만들기까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역도 여제' 장미란을 동경하고 있다. 이지연은 "장미란 언니는 용상에서 클린을 하면서 엄청나게 가볍게 들어 올린다. 후배로서 대단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고 본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연은 역도에 입문한 지 불과 1년3개월여 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열정과 노력파로 정상에 오른 그는 다음 달 전북 익산에서 열리는 전국소년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노린다.

앞서 이지연은 2019 경기도 춘계역도경기대회를 겸해 열린 소년체전 선발전에서도 1위를 차지해 도 대표에 선발됐다.

손세은 코치는 "이지은은 승부욕이 매우 강한 유망주다. 현재 자기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목표를 꾸준히 설정하고 이루려는 의지가 대단하다"며 "지난 동계훈련 등에서 역도 중량을 20㎏가량 높이며 강도 높게 훈련해 왔는데,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역도계의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다. 한국 역도계의 거목으로 성장할 수 있는 선수로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칭찬했다.

외모에 눈 뜨면서 연예인을 좋아할 때인 중학교 2학년 이지연은 또래 아이들과 사뭇 달랐다. 소위 '중2병'이라는 말은 그에게 필요 없었다.

그는 "운동하면서 많은 친구와 사귈 수 있었다. 수원중이 남녀공학으로 바뀌면서 남학생들과도 함께 운동하면서 희생정신을 배울 수 있었다"면서 "역도를 통해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학업과 훈련을 제외한 시간에 아이돌 그룹 엑소(EXO)의 음악을 수시로 즐긴다는 이지연은 외모에 신경 쓰는 일부 여학생들과 달리 화장을 전혀 하지 않는다.

그는 "친구들이 화장하는 것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관심 사항이 아니라서 다른 것은 몰라도 화장하는 것은 아직 익숙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4~13세까지 이지연은 태권도 학원에만 열심히 다녔다. 그런 그가 역도를 하게 된 계기는 역도 선수 출신인 삼촌의 영향이 컸다. 오히려 이지연의 아버지는 반대의 뜻을 밝혔지만 현재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는 후문이다.

이지은의 집은 현재 수원이 아닌 오산이다. 그의 아버지는 매일 등·하굣길을 챙겨 준다. 손 코치는 "야간 훈련이 11시에 끝나고 다음 날 등교를 위해 오전 6시에 일어나더라도 지연이 아버지께서 늘 챙겨주시는 모습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지은은 "아버지께서 할머니 몸이 불편해 병원을 자주 가시는데도 저를 위해 시간을 아낌없이 지원해주신다"며 "좋은 성적으로 아버지의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이지연은 "꾸준한 훈련을 하고 성적을 쌓아 수원 청명고로 입학한 뒤 한체대에 진학하는 게 목표"라면서 "향후 장미란 언니처럼 세계를 호령하는 '여자 헤라클레스'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