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욱 '역전 적시타'
/SK 제공

두산전, 5타수 3안타 3득점 맹활약
5회·7회 빠른 발로 2루 훔치기 성공
경기전 김강민이 사준 '밥심' 통해
"재미있는 경기로 팬에 즐거움…"


"올해 목표는 30도루입니다."

프로야구 인천 SK의 기동력이 한층 강화됐다. 올 시즌 새로 합류한 고종욱의 빠른 발이 돋보인다.

고종욱은 지난 18일 두산과의 원정 경기에서 2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3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4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특히 고종욱이 성공한 2개의 도루가 승부를 갈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종욱은 "올 시즌 개인 목표는 30도루"라며 "팀 목표는 어느 팀이나 다 같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도 우승이 목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0-0으로 맞서던 3회 초 1사 1루에서 고종욱은 1루수 땅볼을 쳤다. 아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전력을 다해 뛴 그는 1루수 신성현의 송구가 두산 투수 세스 후랭코프의 글러브를 지나치며 1루를 밟았다.

이 틈을 타 주자 노수광은 2·3루를 돌아 홈까지 들어왔다. 5회 초에는 좌전 안타를 때린 뒤 2루 도루에 성공한 고종욱은 최정의 중견수 뜬공 때 3루로 진루했고, 한동민의 유격수 땅볼로 홈을 밟았다.

고종욱은 7회 초 중전 안타에 이어 2루를 훔쳤고 최정의 적시타로 홈에 안착했다.

공격과 수비, 주루 등 고종욱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된 이날 경기에서 SK는 4-3으로 승리해 4연패에서 벗어났다.

고종욱은 '밥심'이 통했다고 한다. 그는 "(김)강민이 형이 경기 전에 (김)성현이형, (정)영일이, (박)승욱이 등을 불러 모아 밥을 사주면서 농담으로 '오늘 밥 먹은 사람들은 잘하자, 밥값 하자'라고 했는데, 공교롭게도 그날 모두 잘했다"며 "강민이형, 성현이형, 승욱이는 공수에서 활약했고, 영일이도 잘 막았다. 다 잘해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김강민은 최근 경인일보와 인터뷰에서 눈여겨보고 있는 팀 후배 중 하나로 고종욱을 꼽은 바 있다. 그는 고종욱이 좋은 스윙과 파워를 갖춰 고타율을 기대한다고 했다.

고종욱은 "강민이 형이 같이 밥을 먹으면서 그 말을 해주었는데, 좋게 봐줘서 감사하다"며 "우연이겠지만 그 말을 들은 이후로 야구가 잘되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SK는 지난해 11월 거포 김동엽을 삼성에 내주고, 키움에서 고종욱을 데려왔다. 키움은 삼성에서 포수 이지영을 받는 삼각 트레이드가 단행된 것이다.

염경엽 SK 감독은 히어로즈 사령탑으로 있을 때 고종욱이 3할 중반대의 출루율을 유지하며 20개 이상의 도루가 가능한 타자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도루를 많이 하려면 일단 출루부터 해야 한다. 고종욱은 "그동안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부담감도 있었고 마음이 무거웠던 게 사실"이라고 했다.

최근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 고종욱은 "야구장 안팎에서 선수들에게 보내주시는 홈 팬들의 응원에 항상 큰 힘을 얻고 있다. 감사할 따름"이라며 "항상 최선을 다하는 경기, 재미있는 경기로 팬 여러분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