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시장, 지지부진 뉴타운 과감하게 '전면 재검토'
조직 정비·재정 마련 '지역맞춤 개발' 文정부와 발맞춰
관련 기록 작성·세계도시 포럼 추진 '선도자' 자리매김
전문인력 확보·독립성 부여… 콘텐츠 등 '차별화'나서
이재준 시장은 "고양시 균형발전의 키워드는 '재생'이다.
도시재생은 전면 철거가 아닌 최소한의 개발로 '공동체'의 원형을 회복하는 작업"이라며 고양시 도시재생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 고양시 도시재생 정책기조는 '성장에서 균형으로'
고양시는 1992년 시로 승격된 이후 일산신도시 개발 등 아파트 중심의 개발로 급속한 양적 발전을 이뤘다.
이 과정에서 고양시는 20년 이상 주택비율이 50%에 이르고 원도심 지역은 고령화와 산업·경제기반 감소 등으로 도시 불균형 발전이 깊어졌다.
이 시장은 취임 후 역점 시책으로 '고양균형발전'을 위한 '뉴타운 사업 전면 재검토'를 지시해 지역 간 불균형 해소를 강도 높게 추진했다.
# 뉴타운 무덤, '도시재생에서 답을 찾다'
고양시 균형발전을 위한 이 시장의 가장 큰 숙제는 뉴타운 해제지역에 대한 출구를 찾는 것이었다.
고양시는 뉴타운 사업지가 총 20곳에 달했으나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해제된 구역이 10곳에 이르렀다.
해제된 지역은 난개발의 소지는 물론 지역 주민 간 갈등이 확대될 위험에 처해 있었다. 이 지역에서 출구 찾기는 시급하지만, 전쟁터에서 적진을 뚫는 것처럼 일을 추진하기에 부담이 컸다.
이때 이 시장이 선택한 출구전략이 문재인 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이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기존 전면철거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 맞춤형 개발을 유도해 도시의 기존 틀을 유지하면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도시 활력을 높이고자 한다.
고양시는 2017년부터 국토교통부 도시재생특별위원회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당시에는 화전, 능곡, 일산, 원당(2) 등 총 4개 지역을 응모해 화전(일반근린형)과 원당(우리동네살리기) 등 2곳이 선정됐고, 이듬해에는 능곡, 일산, 삼송, 원당(1) 등 재도전 지역 2곳을 포함해 모두 4개 지역을 응모해 일산(일반근린형)과 삼송(주거지지원형) 등 2곳이 선정됐다.
이어 지난 3월에는 세 번의 도전 끝에 능곡지역(일반근린형)이 선정됐다. → 그래픽 참조
이춘표 고양시 제1부시장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5곳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지역을 가진 기초자치단체가 됐다"며 "이는 지역 특성과 스토리 등을 주민 스스로 발굴하고 함께 협력해 얻은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 도시재생 선도지자체로서 도약
고양시가 도시재생 뉴딜사업 전국 최다 선정지역이 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시는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노력을 쏟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전문적 조직체계와 안정적 재정기반을 구축해 지역 주민과 함께 도시재생 사업을 할 수 있는 추진기반을 튼튼하게 했다.
전문성을 가진 사업실행을 위해 고양시도시재생지원센터를 고양도시관리공사에 위탁 설치해 민·관의 협력적 논의와 의사결정을 통한 효과적 사업추진이 가능토록 했다.
또한 조직개편을 통해 도시재생 전담인력을 4명 증원했다. 재생사업을 전담하는 팀을 기존 1개 팀에서 3개 팀으로 증설해 실행력을 갖춘 조직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 고양형 도시재생을 꿈꾸다
이 시장은 내실 있는 도시재생 사업추진을 통해 고양시만의 모델을 만들고 도시재생에서 선도 지자체임을 증명하고 자리매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올해부터는 도시재생에 대한 모든 기록을 남기고 하반기에는 세계도시포럼도 개최할 예정이다.
세계적인 석학 등 전문가들의 관점에서 고양시를 바라보고 지역에 맞는 맞춤형 도시재생의 방향과 대안을 검증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모든 과정을 기록해 경험과 비법을 필요기관과 공유할 계획이다.
# 도시재생에 '미친' 열정적인 사람들
도시재생이란 난이도가 높은 사업이다. 때로는 출제자조차도 답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
이런 어려운 사업을 선정부터 실행까지 고양시는 어떻게 준비하고 대처해 왔을까. 앞으로는 어떤 차별화 방안을 내놓을까.
결국은 사람의 문제이다. 도시재생은 단순히 공간시설자원의 문제만을 다루지 않는다. 공간시설 안에서 이루어지는 콘텐츠와 프로그램, 그리고 이것을 발굴하고 실행하는 사람, 결국 좋은 인적자원이 풍부해야만 가능하다.
이 시장은 바로 이 분야에 가장 큰 투자를 하고 있다. 관련 부서 공무원 증원부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시재생 전문 인력 확보, 그리고 도시재생 전문가집단인 고양시도시재생지원센터의 자율성과 독립성 확보, 이것이 뉴딜사업 최다 선정의 핵심 비결이었다.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던 인구 105만의 거대도시가 이제 주위를 둘러보며 균형발전을 위한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다. 도시재생사업은 시민이 만족하는 '좋은 도시, 고양', '특례시'로의 힘찬 첫걸음이 될 것이다.
고양/김환기기자 khk@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