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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한 미국의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왼쪽 7번째)과 중국 류허 부총리(가운데) 등 양국 대표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양국 무역협상 마지막 난제는 미국의 고율 관세 유지 여부와 중국의 보복 금지, 중국의 산업보조금 정책인 것으로 전해졌다./베이징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 "역사적이고 기념비적인 합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페테르 펠레그리니 슬로바키아 총리와 회담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무역협상은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우리는 역시 괜찮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통해 중국으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중국으로부터 10센트도 얻어내지 못했는데 이제는 수십억 달러를 받아내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발언은 미·중 무역협상의 타결을 낙관하는 동시에 막판까지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대중(對中) 압박성 발언을 내놨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무역관행을 개선하는 구조적 변화를 끌어내겠다는 입장이 확고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술이전 강요, 지식재산권 침해 등은 현실"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적자 개선뿐만 아니라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이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관세장벽 철폐' 요구에 대해선 즉답을 피하면서 "협상을 타결할 수 없다면, 우리는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며 "관세를 없애는 방식은 '이행조치 메커니즘'의 일부로서 협상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5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25%,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는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고 있다.

앞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무역대표단이 이번 주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다. 다음 주에는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이 미국 워싱턴DC를 찾아 고위급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일각에선 오는 10일까지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유럽연합(EU)과의 무역분쟁 와중에 EU산 자동차에 고율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인 것과 관련해선 "EU는 우리를 제대로 대우하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관세(검토)는 필요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연간 1천810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이 여러 해 계속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EU와 자동차 관세에 관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게 될 것"이라면서도 "그것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은 EU와의 자동차 무역 불균형을 지적하며 EU산 자동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검토하겠다고 압박해왔다. 이에 EU는 200억 유로(26조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유럽 국가들에 요구해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관련, "미국은 나토에 불균형한 분담금을 지불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은) 우리를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나토 회원국들은 2024년까지 방위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올리기로 합의했지만, 작년까지 이를 충족한 회원국은 전체 29개국 중 7개국에 그쳤고 트럼프 대통령은 분담금 증액을 요구해왔다. /워싱턴·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