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 대곶면 대벽 4리 방마도마을 24가구 주민들은 봄바람을 싫어한다.

3·4월 봄이면 대부분의 시민들이 야외 나들이를 하지만 방마도마을 주민들은 오히려 창문을 닫은채 봄을 맞고 있다.

이마을 주민들의 닫힌 봄은 수도권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냄새 때문이다.
 
인천 검단의 수도권쓰레기매립장에서 발생하는 퀴퀴한 냄새가 봄바람을 타고 방마도마을로 오기 시작하는 3월 중순부터 7·8월 한여름까지 주민들의 이런 생활은 계속된다.

“기압이 낮고 바람이 부는 궂은 날씨가 계속되면 3~4일 냄새가 납니다. 이곳 주민들은 냄새에 만성이 돼 있으나 외지에 나가 있는 아이들과 손자가 찾아오면 코를 막고 다닙니다.”

대벽4리 주민대책위원장 장부권(59)씨는 냄새로 인해 주말이면 찾아오는 어린 손자들에게 해가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매립장 냄새는 대벽4리뿐만 아니라 3리와 5리까지 퍼지고 있다. 150여세대 대벽리 주민들은 지난해 12월 환경개선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시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냄새피해도 크지만 매립지 침출수의 영향으로 식수로 사용하는 지하수의 오염을 걱정하고 있다. 앞으로의 일을 장담할 수 없게 되자 우선 상수도 설치를 시에 요구했다.

그러나 대벽리 주민들의 요구는 환경영향권지역에서 제외돼 있어 받아들여 지지 않고 있다.

대벽리보다 매립장에 더 가까운 양촌면 학운리와 대포리 주민들도 냄새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학운리·대포리 주민들은 환경영향권지역에 포함돼 지난해 상수도 설치및 개별지원이 이뤄졌으나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냄새에 시달리는 것은 계속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 양촌주민협의체 양원규 위원장은 “음식물쓰레기가 반입되던 과거에 비해 냄새가 많이 줄었으나 지금도 메케한 냄새는 계속나고 있다”며 “4~5년뒤 매립장이 김포지역으로 더욱 진출하면 주민들의 피해는 더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992년 운영에 들어간 수도권매립지는 2000년 6천300만t의 1공구 매립공사가 완료되고 현재는 2공구(총매립 6천700만t)가 진행되고 있으며 2010년 완료될 예정이다.

2010년 이후 사용하게될 3·4공구는 김포시계와 김포지역으로 주민들의 생활피해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환경영향권지역에 포함된 학운리와 대포리는 현재 매립되고 있는 2공구에서 직선거리로 2㎞정도 떨어져 있으나 3공구가 시작되면 1㎞이내로 근접하게 되며 대벽리도 짧은 곳은 1㎞, 먼곳은 2㎞ 안쪽으로 들어오게 된다.

주민 피해와 관련 김포시는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으나 뾰족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지하수 오염으로 인한 주민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상수도 보급을 서둘러 식수문제는 해결하고 있으나 2010년부터 3공구가 시작되면 주민들의 생활피해는 더욱 커지고 이에따른 민원이 거세질 것이 분명하나 해결할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일부 주민들이 김포신도시와 마송·양곡택지개발지역에 이주택지를 조성해 공급하거나 농업을 생계로 하고 있는 주민들을 감안, 대곶과 양촌지역에 적정부지를 찾아 이주단지를 조성하는 등의 해결방안을 내놓고 있어 여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벽4리 장부권씨는 “장기적으로 생각할때 이주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와 매립지공사에서 적극적으로 주민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