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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충남 계룡산을 찾은 운암고등학교(교장·송인화)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관음봉 정상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운암고 제공

학생들, 계룡산 관음봉 766m 산행
한계 극복하며 서로 화합시간 나눠
"삼촌처럼 친근한 느낌 들어 좋아"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함께 산에 오르며 소통의 계기로 삼는 운암고등학교(교장·송인화)의 사제동행 프로젝트 '명산 문화 탐방'이 화제다.

지난 주말 운암고 76명의 학생들은 학교 교실을 떠나 충남 공주에 위치한 계룡산을 찾았다. 주말을 맞아 늦잠을 자고싶을 법도 하지만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산행을 선택, 이른 새벽부터 집을 나섰다.

이들은 오전 8시에 산을 오르기 시작해 남매탑과 삼불봉을 거쳐 해발 766m의 관음봉 정상까지 올랐다.

평소 교실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고 운동량이 부족한 탓에 체력적 부담도 있었지만, 서로 담소를 나누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때론 뒤에 처진 친구들의 손을 잡아 끌어주며 열외 없이 모두 함께 정상 고지를 밟았다.

이번 산행에는 송인화 교장 등 5명의 교사를 비롯해 학부모들도 함께 했다.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해 전문산악가이드 2명이 동행하며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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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암고등학교(교장·송인화)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지난 11일 충남 계룡산을 등반하며 화합을 다졌다. /운암고 제공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모처럼 자연을 벗삼아 스승과 제자가 함께 땀을 흘리며 이들은 서로 간의 간격을 좁혀나갔다.

아버지와 함께 참여한 최가은(운암고1·여) 학생은 "산 정상까지 오르는 게 힘들기도 했지만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 친구들과 함께한 것도, 아버지와 시간을 보낸 것도 너무 좋았다"며 "무엇보다 평소 어렵게 느껴졌던 선생님들이 학교 밖에서 보니 마치 삼촌처럼 친근한 느낌이 들어서 그게 참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운암고는 지난 2016년 명산 문화 탐방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힘든 산행을 통해 동료와 협력하는 법을 배우고, 정상까지 오르는 과정에서 자신의 한계도 극복하는 계기를 마련해주기 위해서였다.

교장을 필두로 교사와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도 참여해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하는 시간을 가진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었고, 이에 학교 측은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고 매년 5차례 설악산·내장산·지리산·태백산·주왕산 등 국내 유명 산을 순회하는 대장정을 4년째 꾸준히 진행 중이다.

명산 문화 탐방은 운암고를 대표하는 전통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송인화 교장은 "우리 운암고는 인성교육을 가장 강조하는 학교다. 명산 문화 탐방도 인성교육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명산뿐 아니라 국내 주요 문화유산을 답사하는 프로그램도 병행해 역사와 문화에 대한 현장 교육을 강화하고, 교사·학생·학부모가 소통할 수 있는 기회도 더 많이 만들겠다"고 말했다.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