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한국인을 사랑했던 6·25전쟁 참전 영국용사가 꿈에 그리던 한국 땅에 묻혔다.

지난 2004년 3월 72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영국군 참전용사 스콧 베인브리지(Scott Bainbridge·당시 이병)씨의 유골이 24일 오후 6·25 전쟁 전우이며 가장 절친한 친구인 프랭크 팰로우스(Frank Fellows·73) 참전용사 단장의 손에 의해 격전지였던 임진강 일대가 내려다 보이는 파주시 적성면 구읍리 중성산 235고지에 뿌려졌다.
 
70세를 훌쩍 넘긴 백발의 동료 참전용사와 가족, 워릭 모리스 주한 영국대사 등은 말없이 북녘을 바라보며 노병의 한국 영면을 지켜봤다.
 
영국에서 유학한 손학규 경기도지사와 유엔정전위 한국측 수석대표 조영래 소장 등도 이를 지켜보며 이들의 투혼과 희생 정신에 감사해 했다.
 
팰로우스 단장은 “가장 친했던 전우를 저 세상으로 보낸 것이 너무 슬프지만 또 한편으론 감동적이다”면서 “친구가 죽기 전 자기가 한국 땅에 묻혀야 당시 흘린 피와 육신이 합쳐지는 것이라고 자주 말해 왔다”고 전했다.
 
그는 19세 때인 6·25전쟁 당시 중공군 저지에 큰 전공을 세운 영국군 보병 29연대(글로스터 연대) 1대대 이등병으로 배속돼 14개월동안 참전했으며 지난 2001∼2002년 기념식때 방한, 전쟁의 상흔을 이겨내고 기적을 이룬 한국의 모습에 감동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인근 적성면 설마리 영국군 전적비에서는 참전용사와 가족, 모리스 대사와 손학규 경기도지사, 이석우 경기도 부지사, 조영래 소장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54주년 영국군 6·25 참전기념식'이 거행됐다.
 
참전용사들은 기념식 끝 무렵 파주 적성종고와 구로여자상업고교 학생 72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고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참전용사와 가족 80명에게 도자기 세트와 도자기박람회 입장권 160매를 답례품으로 증정했다.=파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