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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투르노 바장조등 슈만 작품 조명
다양한 사랑의 감정 차분히 풀어내
브람스 곡에선 '기교·격렬함' 선사


피아노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그가 등장하자 객석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왔다.

피아노 연주가 시작되자 객석의 시선은 그의 손가락에 집중됐다.

차분하게 연주되는 그의 음표는 자유롭게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그려냈다. 사랑을 노래하기도 하고, 아픔과 애통함을 그리기도 했다.

흑백의 건반 위, 그의 열 손가락이 그려낸 아름답고 애절한 사랑 이야기는 관객에게 깊은 울림과 감동을 선물했다.

지난 18일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의 첫 전국 리사이틀 투어 '나의 클라라'가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열렸다. 이날 선우예권은 앙코르 무대까지 포함한 110분 동안 아름다운 선율을 선보이며 국내 음악 팬을 사로잡았다.

클라라 슈만을 조명하는 색다른 레퍼토리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그는 특유의 차분함으로 곡을 풀어나갔고, 관객들은 힘찬 박수로 화답했다.

그는 가장 먼저 클라라 슈만이 1836년에 작곡한 '노투르노 바장조'를 연주했다. 기존 클래식 무대에서 접하기 힘든 클라라 슈만의 곡을 조명한다는 점에서 관객의 이목이 선우예권의 손에 집중됐다.

그는 악장에 흐르는 슬프고 애절한 분위기를 놓치지 않고, 손가락으로 섬세한 감정을 그려내며 곡을 이끌어나갔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없는 괴로움 속에서 작곡가가 담아낸 슬픔에 젖은 멜로디를 깊이 있게 표현했다. 이어 그는 클라라의 남편이었던 로베르트 슈만이 아내에 대한 사랑을 정열적 선율로 표현한 '판타지 다장조'를 연주하며 관객의 귀를 사로잡았다.

대부분 슈만의 작품에는 곡의 아름다움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 이를 끄집어내기 힘들다는 평이 있지만, 선우예권은 구조와 형식보다 '사랑'의 감정에 중점을 둔 작곡가의 내면 세계를 섬세하게 읽어내며, 사랑을 갈구하는 아픔과 쓰라림, 애통함을 연주했다.

마지막은 브람스 '피아노 소나타 3번 바단조'였다. 브람스가 슈만과 머물던 1853년 완성한 이 작품은 까다로운 기교와 격렬한 연주가 매력적인 곡이다.

앞서 특별한 강약 없이 연주를 잔잔하게 풀어나갔다면, 이번 무대에서 선우예권은 자신이 가진 기교와 섬세한 감정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본 공연이 끝난 후 이어지는 커튼콜에 그는 정중한 인사로 화답하며 앙코르곡을 4곡이나 선보였다.

슈만과 브람스의 곡이었다. 앙코르곡을 연주한 후에도 계속되는 커튼콜에 그는 관객에게 정중한 인사를 건네며 멋진 무대 매너를 보여줬다.

무대가 끝나고 로비에는 그의 사인을 기다리는 관객들로 가득 찼다. 그는 꽤 오랜 시간 자신의 연주에 매료된 관객들과 함께했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사진/수원문화재단 제공/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