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 이야기 직접 대본 쓰고 연출
배우·스태프역할 소통·화합 이끌어
연기·노래·춤 배워 학기말 발표예정
"뮤지컬로 나를 사랑하고, 나의 미래도 찾습니다."
5월 초 오산 문시중학교의 한 교실.
30여명의 학생들 사이에서 열띤 토론과 함께 노래 연습 소리가 흘러 나왔다.
학생들은 현역 뮤지컬 배우의 지도 속에 직접 뮤지컬 대본도 쓰고 연출도 논의하고 연기·노래도 연습해 나가며 한 편의 작품을 완성해 나가고 있었다.
아직 구체적 제목은 정해지진 않았지만, 뮤지컬의 주제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나를 사랑하자'로 좁혀지고 있다. 유명 아이돌의 팬심 같은 내용이지만, 실제 10대들의 최대 관심과 주제가 바로 이러한 '자아(自我)'다.
지도 강사인 뮤지컬 배우 이미경(33·여)씨는 "기존 뮤지컬을 카피하는 게 아니다. 학생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이야기로 새로운 뮤지컬을 만들고 있는 것"이라며 "실제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학생도 있고 체험하려는 학생들도 있다. 이들이 개인이자 팀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배우·스태프 등의 역할을 맡아 하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의 중학생들이 자유학년제를 통해 미래 찾기에 한창인 가운데, '교육도시' 오산시에서는 오산문화재단을 통해 중학교 1학년 학생중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정규 수업시간에 뮤지컬을 가르치는 특별한 수업을 열고 있다.
특정한 학교가 아닌 오산 관내 9개 중학교 모두가 뮤지컬 수업을 개설했다.
17주에 거쳐 34시간의 수업을 들으면, 한 학기 수업이 완료된다. 학교에는 전문 뮤지컬 강사와 예술 멘토가 파견돼 코티칭(co-teaching)을 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극본으로 구성해 연기와 노래, 춤으로 연습한 뒤 학기 말 발표회를 열어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뮤지컬이라는 종합예술작품을 함께 만들어 발표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협력적 인성을 기르는 데 도움을 얻고 있다는 게 강사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뮤지컬 수업을 받고 있는 한 학생은 "친구들과 대본을 짜는 과정에서 서로 대화하며 많이 알고 이해하게 됐다. 무엇보다 수업을 받는 과정이 즐겁다"고 말했다.
오산문화재단 관계자는 "학생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구상해 무대에 올리기까지 서로 회의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으면서 성숙해져간다"며 특화사업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산/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