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북한의 정제유 불법 환적 등에 대한 유엔 제재위반 문제와 관련, 제재위반은 모두가 시도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북한과의 좋은 관계를 거듭 강조하면서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폭스 앤드 프렌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이 해상 정제유 불법 환적을 통해 제재를 위반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북한 선박을 압류했다'는 질문을 받고 "모두가 제재를 위반하려고 한다"며 "그러나 제재는 그들(북한)에게 심각하게 타격을 입히고 있으며 우리는 결코 제재를 해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1주년에 즈음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로 북미간 톱다운 돌파구 모색 기류가 감지되는 가운데 '북한뿐 아니라 모두 제재위반을 시도한다'는 표현을 통해 제재위반에 대한 의미를 축소, 북한에 대한 불필요한 자극을 피하며 대화의 끈을 계속 이어가려는 유화적 메시지로 관측된다.

동시에 제재유지를 강조하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속도조절론을 재확인함으로써 '연말 시한'을 제시한 북한의 새 계산법 요구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이 불법 해상 환적을 통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올해 한도를 이미 초과한 정제유를 취득했다며 이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는 문서를 미국이 일부 동맹국들과 함께 지난 1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에 보냈다고 외신들이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내가 취임했을 때에는 핵실험이 있었고 미사일이 괌과 일본 상공 등 위로 발사되고 있었다"며 "지금은 그런 걸 볼 수 없다. 우리는 매우 다른 상태에 놓여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정말이지 관계를 갖고 있다. 그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서두를 게 없다. 우리는 여유를 갖고 잘 해갈 것"이라면서 "여러분 아다시피 신문들은 우리(나와 김정은 위원장)가 1차, 2차 회담을 가졌을 때 이를 믿을 수 없었다"며 전임 정권들 시절에는 없었던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는 점을 부각했다.

그는 "내가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여러분은 지금 북한과 심각한 전쟁을 치르고 있었을 것이라고 나는 말할 수 있다"며 "심각한 전쟁이 났을 수 있지만 일어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책임을 들어 협상팀 인사들을 죽였느냐'는 질문을 받고 "나는 그들이 최고 책임자를 죽이지 않은 걸 안다. 신문에서 그의 사진을 봤기 때문"이라며 "나는 그들이 (다른 사람들을) 죽였는지는 알지 못한다. 그들은 회담 결과에 불만족스럽다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최고 책임자'는 지난 2일 열린 김 위원장의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사진이 보도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인 것으로 보인다.

이어 "나는 합의를 원했다"면서 "나는 쉽게 합의를 할 수도 있었지만 의미 있는 합의를 하기를 원한다"며 '굿딜'이 가능하지 않은 상황에서 '배드 딜' 보다는 '노딜'을 택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면서 "나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나는 서두를 게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북한)은 핵실험을 하지 않는다. 어떠한 것도 실험하지 않는다"면서 "단거리 미사일들을 발사했다"며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도 장거리나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이 아니었다는 점을 들어 파장 축소를 거듭 시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1주년 하루 전날인 지난 11일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아름답고 매우 따뜻한 친서'를 받았다고 소개한 바 있으며, 12일에는 북한과 매우 잘 해 나갈 것이라며 낙관론을 펴면서도 '서두를 게 없다'는 말을 4차례 반복하며 속도조절론 입장을 확인한 바 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