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방식 그대로 숙성한 명태식해 '주연'
손반죽해 뽑은 함흥식 냉면과 찰떡궁합
촌불고기 '자작한 국물' 추억의 맛 선사
마지막에 즐길 수 있는 '계란찜'도 매력
명태식해를 사용한 함흥식 코다리 냉면과 자작한 국물을 이용한 추억의 불고기로 두 음식 모두를 맛볼 수 있는 집이 있어 소개해 본다.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에 위치한 '이촌옥'은 신식 건물이지만 나름대로 꽤 역사가 있다. 주인장의 할머니가 속초에서 운영한 냉면집의 전통을 이어 받아 이 곳 신봉동에 터를 잡았다.
주문한 코다리냉면이 나오기 전 주전자에 담긴 육수가 나오는데 그 맛이 깔끔했다. 고기 육수가 아닌 황태로 국물을 우려냈단다.
그 집의 육수를 마셔보면 냉면의 맛까지 알 수 있다는데 그 맛에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더욱이 32년간 같은 정성과 재료를 담아 우려냈다는 안내 글귀에 이 집의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이촌옥' 코다리 냉면은 장시간 숙성시킨 명태포에 태양초 고춧가루를 넣고 만든 고명이 그 맛을 더해 준다. 자연스러운 단맛을 더욱 내기 위해 배와 양파를 듬뿍 사용한 것도 이 집만의 특징이다.
고구마 전분으로 손반죽 해 직접 뽑은 함흥식 냉면 위에 올려 놓으면 그 맛 또한 일품이 된다.
이 집만의 특징을 물어봐도 주인장은 한사코 특별한 것이 없다고 말한다. 단지 명태식해는 옛날 방식 그대로 숙성을 시키고 대량 생산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날 만든 음식은 그날 모두 소비시키고 나머지는 폐기 하는 것이 이 집만의 원칙이다. 이 집 물냉면도 특별함이 있다. 갈비탕을 만드는 그 국물을 기본으로 삼아 냉면 육수를 만들어 깊은 맛을 맛볼 수 있다.
이촌옥의 또다른 매력인 촌불고기도 꼭 맛봐야 할 메뉴다.
전골판에 나오는 추억의 소고기 불고기로 자작한 국물에 있는 고기와 푹 익힌 당면과 함께 젓가락질 해서 한 입에 넣으면 옛날 맛 그대로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 집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육수가 자작해 질 즈음 먹을 수 있는 계란찜에 있다.
약간 일본의 스끼야끼와도 비슷한 느낌이다. 불고기를 다 먹은 뒤 육수를 조금 더 넣고 계란을 풀면 마치 스크램블과 같은 모양의 계란찜이 완성이 된다.
부드러운 계란찜을 숟가락으로 한 입 떠서 먹으면 그 맛을 잊을 수 없을 정도다.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 772-51. 촌불고기(1인) 1만3천원, 코다리냉면 8천원, 물냉면 8천원, 갈비탕 1만원.
/조영상기자 donal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