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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사카=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정상들과 국제·지역 기구의 대표들이 모여 경제·무역·환경 등의 이슈에 대해 논의하는 G20 정상회의가 28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첫날 일정을 마쳤다.

이틀간 열리는 이번 회의의 첫날 의제는 '세계 경제·무역 투자'와 '혁신' 등이었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일본 관방부 부(副)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미·중 무역 마찰에 대한 우려가 분출됐다고 전했다.

정상들이 미·중 간 마찰로 인한 세계 경기 악화의 위험이 크다는데 인식을 공유했다며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의 필요성과 데이터 유통과 전자상거래에 관한 규칙 제정에 대한 논의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데이터 유통 등에 대한 규칙 제정을 논의하는 국제적 틀인 '오사카 트랙'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는 형태로 데이터가 국가 간에 자유롭게 유통된다면 세계 경제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다.

이런 논의는 세계무역기구(WTO) 일부 가맹국들이 진행하고 있는데, 일본은 협의 틀을 만들어 논의에 속도를 내자는 의도에서 이런 제안을 했다.

정상들은 'GAFA'(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거대 IT 기업에 대한 규제책인 '디지털 과세' 규칙을 2020년 중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정상들은 심각한 국제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와 관련해 2050년까지 플라스틱 쓰레기의 해양 방출을 '제로(0)'로 만들기로 했다.

앞서 지난 15~16일 일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에너지·환경 장관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국가들이 각자 폐플라스틱 배출량 축소를 위한 행동 계획을 만든 뒤 결과를 공유하는 방식의 국제적인 규칙을 만들기로 뜻을 모은 바 있다.

정상들의 논의 결과는 29일 폐막과 함께 공동성명으로 발표되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제일주의'로 상징되는 보호무역주의와 관련해 어떤 내용이 담길지 주목된다.

G20 정상회의는 2008년 '리먼 쇼크'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출범한 뒤 매년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내왔지만, 작년 아르헨티나 회의에서는 미국의 반대로 이런 내용이 빠졌다.

의장국인 일본은 미국의 입장을 고려해 '반(反)보호무역주의' 관련 언급을 뺀 채 '자유무역의 촉진'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성명 초안을 마련했지만, 이에 반대하는 국가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진통이 예상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6일 "공동선언에 파리 기후협정을 언급하지 않으면 서명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못을 박아놓기도 했다.

니시무라 부장관에 따르면 이날 아베 총리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경계하며 WTO 규칙 준수를 강조했지만, 그러면서도 자국이 한국에 패소한 WTO 수산물 분쟁을 염두에 두고 WTO이 분쟁해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베 총리는 "어떠한 무역상의 조치도 WTO의 규칙에 따라야 한다"고 말하는 한편, "많은 국가가 (가맹국간의) 분쟁 해결과 관련해 WTO가 본래의 역할을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각국 정상들은 이날 저녁 오사카(大阪)성 안에 위치한 '오사카 영빈관'에서 열린 아베 총리 주최 만찬에 참석했다.

만찬 자리에서는 일본 전통극인 교겐(狂言)과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쓰지이 노부유키의 연주 등 문화 공연이 마련됐다. /오사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