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돌에 푸른 이끼 몇 번이나 만났는가/ 의관 차림 마주하니 옛 모습 그대롤세/ 잇닿은 푸른 보리밭은 아침 비에 젖어 있고/ 늘어진 수양버들은 저녁 연기로 진해졌네….”

 이 한시는 지난 46년 평택 서부지역 선비들이 현덕면 망원산(현 마안산)에 올라 시회를 갖는 과정에서 당시 서당 훈장이었던 조순행(오성면 죽리출생)선생이 읊조린 '흰 돌에 푸른 이끼'제목의 시 구절이다.
 평택문화원(원장·오용원)은 당시 조선생등 '마안산시회(馬鞍山時會)'와 이후 경신 이충헌 선생이 이끌던 '기영회(耆英會)'에서 활동했던 선비들의 한시를 모아 최근 '평택의 한시'를 엮어냈다.

 410페이지 분량인 '평택의 한시'는 광복 직후인 1946년부터 1986년까지 40년간 평택시 서부지역 일대의 선비등 지도층이 마안산과 옥녀봉에 올라 발표한 한시의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총 330여편으로 평택한시편찬위원회(위원장·김태규)가 발굴하고, 민족문화추진회에 근무했던 박찬수·장재한 교수가 역주,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
 평택호일대의 경승지와 아름다운 풍광을 노래한 것에서 부터 친구간 풋풋한 우정과 신의, 사람의 도리, 허송세월을 한탄하는 내용까지 주제 또한 다양하다.

 오용원 원장은 “평택의 한시를 통해 평택지역이 명실상부한 문향(文鄕)의 고장임이 확인됐다”며 “평택의 한시를 국내 문화예술 기관, 단체 등에 배부해 널리 알려겠다”고 밝혔다.
=평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