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적부담 큰 720도 회전… 부친 여홍철, 덤덤히 축하
국내는 물론 FIG월드컵 등 국제무대서 잇따라 입상
'도쿄올림픽 단체전 출전 목표'로 팀 동료와 구슬땀
"새벽운동은 제발…(안했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이름을 딴 기술을 국제체조연맹(FIG)에서 인정해 채점 규칙집에 등재한 주인공인 '도마요정' 여서정은 3일 경인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새벽 6시10분부터 1시간 동안 에어로빅과 운동장 뛰기, 기본기 훈련을 하는데, (아침잠도 좀 있고 해서)조금 힘들다"며 이 같이 푸념했다.
여서정은 이날 2차 지필고사(과거 기말고사)를 치르기 위해 충북 진천선수촌을 떠나 수원 경기체고에 돌아왔다. 문학과 정보, 한문 등의 과목을 치른 그는 '(시험을)잘 치렀냐'는 질문에 "그냥…. 잘 못봤어요"라고 답했다.
올해로 17세이면서 다부진 체형의 여서정은 지난달 19일 제주에서 열린 코리안컵 국제체조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지난해 FIG 세계기계체조선수권대회 도마 5위를 차지한데 이어 2019 FIG 기계체조 월드컵 도마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했다.
'뜀틀 짚은 뒤 공중에 몸을 띄워 720도 회전' 기술이 채점 규칙집에 등록된 데 대해 "현실적으로 심적인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이 자체가 제게는 무한한 영광"이라고 밝혔다.
아버지인 여홍철 전 체조 국가대표 선수는 '여서정' 기술을 성공시켜 1위에 오른 딸에게 "수고했다. 잘했다"고 덤덤히 안아주며 축하했다고 한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체조를 시작한 그는 "좀 더 어릴 때 댄스스포츠나 발레와 같은 운동을 하지 않은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제 몸을 유연하게 잘 쓸 수 있게 하는 운동들인데, 요즘 자세가 좋지 않아 틈틈이 이를 고치는 연습을 할 때 종종 생각하게 된다"고 전했다.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선수로 거듭나고 있지만, 불안감은 늘 함께 하고 있다는 걱정도 내놨다. 중1 시절 어깨 부상을 입은 뒤 중3 때 발목 부상을 당했다.
올해 초에도 발목을 접질려 2개월여간 치료 및 재활을 병행했다. 그는 "과거 부상들이 연습과정에서 트라우마처럼 인식돼 동작이 잘 연결되지 않을 때가 있다. 이를 극복하는 게 저의 숙제 중 하나"라고 꼽았다.
오는 19일부터 2019 국가대표 2차 최종선발전을 앞두고 있는 그는 개인의 성공보다는 단체전에서의 좋은 성적을 달성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서정은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우리 팀이 출전하기 위해선 세계 12위 안에 들어야 한다"며 "단체전으로 출전해 서로 응원하며 경기를 펼치면 결과가 훨씬 좋아진다. 좀 더 격려하고 응원하면서 제 역할을 다 해 반드시 올림픽에 출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