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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미추홀비류인형극단 대표가 인형극 '비류왕자의 꿈'의 주인공인 비류와 소서노 장대 인형을 소개하고 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9월부터 매달 1회 청학아트홀 공연
단원 11명, 평범한 50~70대 주부 다수
매주 하루씩 연습… 틈틈이 봉사활동


백제의 대(對)중국 해상교류 거점이었던 인천 연수구 능허대의 이야기를 담은 인형극이 올해 11월까지 매달 무대에 오른다.

미추홀비류인형극단은 오는 9월 21일, 10월 19일, 11월 16일 등 세 차례에 걸쳐 오전 10시 30분부터 연수구 청학문화센터 1층 청학아트홀에서 인형극 '능허대, 세계를 품다'를 공연할 계획이다.

연수문화원이 주최하는 '백제 사신길 도보투어'와 연계된 이번 공연은 투어 참가자가 아니더라도 관람할 수 있다.

김선미(53) 미추홀비류인형극단 대표는 "1천600여년 전 백제의 사신이 중국으로 향했던 역사적 장소인 능허대를 중심으로 사신과 그의 연인, 고난의 여정 등을 이야기로 만든 인형극"이라며 "특히 가족 단위 관람객이 공연을 찾아 지역의 역사를 되새기는 좋은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인공인 '사신'과 그의 연인 '송화'는 단원이 직접 탈 인형을 쓰고 연기한다. '나이 든 사신', '가족' 등 나머지 등장인물들은 단원이 2인 1조로 조종하는 장대 인형이다.

김선미 대표는 "표정이 없는 인형이지만, 얼굴, 손, 발 등 동작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조정해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요즘 아이들은 정통 인형극을 보기 쉽지 않아서인지 공연에 대한 반응이 아주 좋고 신기해한다"고 했다.

미추홀비류인형극단은 전문적인 극단으로 출발하지는 않았다. 2015년 연수구 평생학습과가 운영한 학습자원활동가 양성과정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인형극 자원활동가' 수료자들이 뭉쳤다.

단원 11명은 연수구에 사는 50~70대 주부들이 대다수다. 전문가로부터 1년 동안 인형극을 배운 단원들은 2016년부터 연수구 지역 학교에서 공연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 또한 자녀를 키우면서 학교에서 '책 읽어주기' 봉사활동으로 시작해 인형극단 활동까지 하게 됐다.

극단이 창작한 작품도 '능허대, 세계를 품다'를 비롯해 비류백제의 전설을 다룬 '비류왕자의 꿈', 수인선 협궤열차 이야기인 '꿈을 실어나르는 기차' 등 벌써 3개나 된다.

김 대표는 "평범한 주부들이 지역의 이야기를 학생이나 가족들에게 재미있게 알리자는 취지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단원들이 다른 봉사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어 매주 하루씩 틈틈이 연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극단 활동은 사실상 자원봉사다. 김 대표는 "인형에 입힐 전통한복 의상은 주문 제작하고 나머지 소품은 모두 단원들이 직접 만들고 있다"며 "소정의 공연비를 받고는 있지만, 단원들이 자비를 들여가면서 극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때론 힘들다고 느끼기도 하지만, 단원들이 함께 즐기며 땀을 흘리는 보람이 크다"며 "많은 주민이 인형극 공연을 찾아준다면 더욱 힘을 내서 지역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