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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청소년교육의회 제공

'사죄의 말이 아닌 법적 효력의 사죄를 해야 한다'.

가평군 관내 학생 등으로 구성된 가평 청소년 교육 의회가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조치를 철회하고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사과를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문을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관내 초등학교 5학년~고등학교 3학년 등 청소년으로 구성된 가평 청소년교육의회는 지역 교육 관련 정책에 직접 참여하고 정책을 제안할 수 있는 의회 민주주의 회의 기구로 총 25명의 학생이 의원으로 등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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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청소년교육의회 제공

학생들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가평교육지원청 내 물회의실 등에서 의회를 열었으며, 이 자리에서 '오와비(おわび)보다 샤자이 (しゃざい , 謝罪)를 원한다'는 제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학생들은 결의문을 통해 "일본은 얕은 사과를 반복해 왔고, 그마저도 근래에 부정당하고 있다"며 "일본이 진정한 사죄의 길로 들어서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일제강점기 과거사를 적극 알리고, 교육청은 근대 역사 교육을 확대해 달라, 지자체에서는 과거사에 대해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넓혀달라"고 요구했다.

/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다음은 학생들의 결의문 전문이다.

<우리는 오와비가 아닌 샤자이를 원합니다.>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 모여 일본에 오와비가 아닌 샤자이를 요구합니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긴 역사 속에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 왔으나, 특히 일제강점기는 우리에게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그러나 그 동안 일본은 얕은 사과를 반복해 왔고, 그 사과마저도 근래에는 부정당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일본의 부당한 경제조치는 이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일본에 언제든 부정할 수 있는 얕은 사과 '오와비'가 아닌 진정한 사죄 '샤자이'를 요구합니다. 진정한 사죄는 바로 일본의 부당한 경제조치의 철회가 그 시작이 될 것이며, 그 시작을 통해 우리는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질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는 일본의 진정한 사죄를 이끌어 낼 때까지 다음과 같이 노력할 것을 촉구합니다.

첫째, 학생들이 민간외교관으로서 일제강점기의 과거사를 세계에 알리는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을 요청합니다. SNS, UCC, 유튜브 등 세계인과 소통할 수 있는 도구를 통해 세계인들에게 일제의 만행과 그릇됨을 알린다면 일본은 진정한 사죄의 길로 들어설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둘째, 교육청에서는 우리 학생들에게 근대 역사에 대한 교육을 확대해줄 것을 요구합니다. 안타깝게도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알지 못하기에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역사에 대한 바른 인식이야말로 우리 학생들이 과거사를 바로 알게 하고, 우리의 바른 역사인식은 일본의 진정한 사죄를 이끌어내는 기반이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셋째, 지자체에서는 학교 밖 청소년들과 우리 학생들이 함께 과거사를 공부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이해의 공간을 더욱 넓혀줄 것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토론을 하면서 일본에 대한 서로의 생각과 의견이 다름을 깨달았습니다. 우리의 목소리를 서로 듣고 나누면서 하나의 목소리로 통합해 갈 수 있는 진정한 통합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정부에 요구합니다. 과거사는 청산되어야 하고 일본은 진정한 사죄를 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더 많은 의견을 듣고 그 의견에 따른 다양한 해결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정부는 일본의 경제조치 철회를 위해 지속적으로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길 바랍니다.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요구합니다.

일본은 얕은 사과로 한 순간만을 모면하려 하지 말길 촉구합니다.

일본이 진정한 사죄의 길로 들어서길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우리는 일본이 진정한 사죄의 길로 들어서도록 끊임없이 요구하고, 세계인을 대상으로 설득해 나갈 것입니다.

2019. 07. 24. (수)

2019년 가평청소년교육의회

대표 발의 의원 서유진 외 청소년교육의회 의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