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에 가담했다가 미 사법당국에 체포된 뒤 보석으로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38)이 29일(현지시간) 석방 후 처음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임나은 변호사와 함께 출석한 크리스토퍼 안은 그동안 외신에 공개된 습격 사건 당시 모습과 달리 말끔한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이날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연방지방법원 에드워드 로이벌 빌딩에 나왔다.

그는 거듭되는 인터뷰 요청에 불응한 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임 변호사도 "피고인이 보석 상태인 만큼 미디어의 질문을 받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LA 연방지방법원의 진 로젠블루스 판사는 크리스토퍼 안에게 보석 감독관(슈퍼바이저)의 지시에 따르도록 당부했다.

변호인 측은 피고인의 신병을 스페인에 송환하는 것과 관련된 재판은 내년 1월 10일 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반 북한단체 자유조선 회원이자 미 해병대원 출신인 크리스토퍼 안의 신병을 스페인으로 넘기는 것과 관련한 인도 재판은 장기화할 공산이 큰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당국을 대리한 존 룰레지안 검사는 피고인의 보석 조건과 향후 재판 일정에 대해 이날 공판에서는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변호인 측은 향후 재판 전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크리스토퍼 안은 지난 2월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에 자유조선 리더 에이드리언 홍 창 등과 함께 침입해 직원들을 결박하고 폭행한 뒤 컴퓨터 하드드라이브와 이동식 메모리(USB) 등을 탈취해 도주한 혐의로 스페인 법원에 의해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지난 4월 18일 LA에서 체포된 그는 90일 만인 지난 16일 법원의 보석 결정으로 석방됐다.

법원은 그에 대해 가택연금 조건부로 보석을 허용했으며 법원 출석과 예배 때만 외출이 허용된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