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교사 접근 쉬워 70~80% 신도
자연물 관리의 중요성도 깨우쳐
두무진 4㎞ 절경 '백령도 백미'
종주 3일차에 접어든 단원들은 오전 8시께 백령다목적실내체육관에서 숙영을 마치고 새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오전 행선지는 수령이 100년 가까이 됐지만 최근 고사한 무궁화가 있는 연화리였다.
천연기념물 521호로 지정된 지 8년만에 무궁화 나무 앞에는 '천연기념물 지정 해제 중'이라는 푯말이 세워졌다. 태풍으로 뿌리와 가지가 훼손된 탓이다.
이제 법적보호수로 지정된 무궁화는 강릉 사천면 방동리에 한그루만 남았다.
김경혜(부곡중1·13)양은 "중요한 나무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던 사실이 슬펐고 앞으로는 섬 지역에 있는 자연물이 잘 관리됐으면 한다"며 "처음 종주를 신청했을 땐 무작정 걷는 활동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의미 있는 곳들을 둘러볼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그 앞에는 1898년 국내에서 두 번째로 세워진 중화동교회가 있었다. 바닷길을 이용해 일찍부터 선교사들과 접촉이 많았던 백령도는 지금도 주민 70~80%가 기독교 신자다.
다음 목적지인 연화리공소 역시 신자들이 모여 미사 형식의 기도를 드리는 조그만 성당이다. 서해 최북단, 긴장감이 감도는 이곳에서 주민들이 위안을 받는 곳이다.
백령도의 오랜 이야기가 깃든 장소를 방문하고 단원들은 저마다 느낀 바를 이야기했다. 정휘찬(인하부중 1·13)군은 "백령도는 북한 쪽에 있어서 위험한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며 "막상 와보니 내가 사는 곳과 별반 다를 것 없었고 종교 활동도 이뤄지는 평화롭고 아늑한 곳"이라고 했다.
오후엔 백령도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두무진을 찾았다. 기암절벽이 해안을 따라 4㎞에 걸쳐 있는데, 뾰족한 모양의 기암괴석들이 장군 머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두무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광해군 때 이곳으로 유배 온 문신 이대기는 두무진을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종주단은 오후 6시께 출발 장소였던 실내체육관에 다시 도착하는 것으로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 제작단 문경숙 단장은 지난 29일부터 종주단과 동행하며 이들의 모습을 담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4년 동안 종주에 참여하고 있는 문경숙 단장은 "단원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기록할 땐 카메라를 들고 행렬 앞과 뒤를 오가며 찍는데 무더위에 힘들기도 하지만 참가자들의 발자취를 담아 뿌듯하다"며 "특히 이번 종주는 쉽게 오지 못하는 백령도에 와서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 31일(수) 일정
: 백령다목적실내체육관~사곶해변~백령면사무소~물범바위~용기포신항~대청도선착장~대청노송보호지대~옥죽포해안사구~대진동해변~옥죽동~대청7리~대청고등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