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비 안정 '대학리그 최고 캐처'
포지션 경쟁 밀리고 부상·입대
데뷔 첫 안타까지 2119일 걸려
"선친에 활약 못 보여드려 후회"

프로야구 kt wiz에서 가장 핫한 선수로 최근 퓨처스리그(2군)에서 올라와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6년차 신인 포수 안승한을 꼽을 수 있다.
안승한은 지난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팀 간 12차전에서 포수로 선발 출장했다.
1군 데뷔 후 4번째 선발로 나선 그에게 2회에 기회가 찾아왔다. 1사 2, 3루 0-0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그는 키움 선발 최원태가 3구를 던졌을 때 배트를 휘둘러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타구를 만들어냈다. 2, 3루 주자들은 모두 홈을 밟았고, 안승한은 2루까지 진루했다.
데뷔 첫 장타이자 결승타가 됐다. 이후 김진곤이 적시타를 때려 안승한도 득점에 보탰다. kt는 키움을 7-1로 크게 누르면서 2연패를 탈출했다.
안승한은 4일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긴장을 많이 했는데, 2회 타석에 나갔을 때 때린 장타가 결승타가 된 것도 전혀 알지 못했다"며 "팀이 2연패 중인데 2점을 먼저 내 경기에서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만 했고, 기뻤다"고 밝혔다.
야구광이었던 아버지의 등살에 힘입어 서울 선린중과 서울 충암고, 부산 동아대까지 거치면서 아마추어 시절 '대학리그 최고의 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안정된 수비가 장점인 그는 kt가 창단한 2014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2번을 부여받는 등 꽤 높은 순위로 뽑혔다. 퓨처스리그로 시작한 2014년 37경기 타율 0.349, OPS(출루율+장타율) 1.002의 좋은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신생팀 특별지명으로 용덕한이 영입됐고 롯데 포수 장성우가 트레이드된 탓에 그의 입지는 좁아졌고, 부상을 입어 1군에 올라가지 못했다. 결국 다음 시즌 종료 후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했다.
지난해 복귀했으나 왼쪽 무릎 부상이 찾아왔으며, 설상가상으로 아버지께서도 작고하셨다. 안승한은 "야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였던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는데, 1군에서 뛰는 모습을 못 보여드린 것이 큰 후회로 남는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았다. 재활에만 집중한 그는 지난 시즌 말 1군에 등록됐다. 이후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까지 참가했다.
지난 6월 15일. 9회 1사 1루에서 안승한은 데뷔 첫 타석에 섰다. 2구를 받아쳐 우전안타를 때렸고 당시 9회에서만 4득점을 기록해 10-7 역전승을 거두게 한 주인공이 됐다. 2014 신인드래프트가 열린 2013년 8월26일 이후 데뷔 첫 안타까지 2천119일이 걸렸다.
외인 투수 쿠에바스는 "낮은 공을 잘 잡아줘 심판들로 하여금 스트라이크 콜이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한다"며 "안승한과 첫 배터리로 경기에 나가보니 생각보다 더 호흡이 잘 맞았다. 시즌 8승 달성과 팀 5연승을 올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호평했다.
안승한은 "1군에서 저를 기용해준 감독님과 코칭 스태프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다"며 "요즘 매일이 즐겁고 설렌다. 그만큼 더 좋은, 더 안정적인 포수가 되도록 갈고 닦겠다. 기대해 달라"고 포부를 밝혔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