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인천본사1
박현주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3일까지 6박 7일 일정으로 중·고교 학생 34명이 서해5도 백령도·대청도를 걷는 인천바로알기종주대회에 동행했다.

19회째를 맞은 올해 인천바로알기종주는 내륙을 걷던 지난 코스와 달리 모든 일정을 서해5도에서 소화했다. 백령도에서 2박 3일 머물고, 대청도에서 3박 4일을 보냈다.

인천의 청소년들이 북한을 코앞에 둔 서해 최북단 섬을 찾아 남북 분단의 현실을 체감하고, 그 역사적 의미를 되새겼다.

울산에서 태어나 20년을 산 기자에게도 서해5도는 TV 화면으로만 접했던 낯설고 먼 곳이었다. 한반도 남동쪽 끝자락인 동해안 울산에서 서해 최북단 백령도까지 직선거리는 493㎞에 달한다.

울산에서 인천까지 승용차로 4시간 30분이 걸리는데, 인천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백령도까지가 딱 그 시간이 걸렸다. 인천에서조차 울산에서 인천만큼이나 멀고 먼 곳이 백령도라는 것을 섬에 발을 딛고서야 새삼 깨달았다.

인천에서 나고 자란 종주단원 대다수도 백령도와 대청도는 처음이라고 했다. 첫날 백령도 사곶해수욕장과 콩돌해안을 둘러본 학생들은 평소 봤던 인천 앞바다와 크게 다른 게 없다는 푸념 속에 하루 일정을 마무리했다. 기대가 컸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달라졌다. 손꼽아 기대했던 점박이물범을 보고, 대청도 농여해변에선 직접 물고기를 잡으며 내리쬐는 햇볕에 팔과 다리가 익어가는 것도 모른 채 시간을 보냈다. 학생들은 해안가를 걷는 내내 어렴풋이 무언가가 보일 때마다 "저기가 북한 맞나요?"라고 되물었다.

마지막 날 밤에는 대청도 대청고등학교 숙영지 뒷산에 별을 보러 나섰다. 학생들은 "제주도, 강원도 속초 등 여러 곳에서 봤던 별 중에 쏟아지는 듯한 대청도 하늘의 별이 가장 밝았다"며 "접경지역에 있는 섬들은 군사요충지로 위험할 거라는 생각뿐이었는데, 사실 내가 사는 곳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알았다"고 했다.

종주단원들은 백령도와 대청도 100여㎞ 구간을 완주했다. 백령도에서는 사곶해변, 콩돌해안, 남포리와 두무진을 걸었다. 대청도에서는 동백나무 자생북한지, 서풍받이 등을 거쳤다. 저마다 새긴 의미가 남달랐다고 한다.

학생들은 다시 백령도와 대청도를 찾을 때 남북이 가로막혀 멀기만 한 외진 섬이 아닌 남북을 연결해 가까이 두고 갈 수 있는 섬이 되길 바랐다.

/박현주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