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개 팀 이끌며 '생체활성화' 주도
연말 자선대회 참가비로 이웃돕기
"3대3 전용경기장·대회 신설 필요"

인구 23만의 오산시는 생활체육이 활성화돼 있는 대표적 도시지만, 농구에서만큼은 불모지였다. 대중적인 스포츠 종목임에도 지난 2016년까지는 관련 단체도 전무했다.
이 때문에 오산시에서 농구 동호회를 하는 청소년과 성인들은, 이웃해 있는 수원시와 화성시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타개하고자 지난 2017년 지역 농구 동호인들이 중심이 돼, 오산시농구협회가 창설됐다.
이후 오산시에는 8월 현재 12개 팀의 동호회에서 400여명의 선수가 소속돼, 농구를 통한 생활체육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다. 유소년 선수까지 합하면 오산에만 농구 인구가 1천명이 넘을 정도다.
뒤늦게 오산에 농구 붐을 일으킨 주인공은, 오산시농구협회 김세윤(40) 회장이다.
스스로 농구 마니아를 자처하는 김 회장은 직장을 연고로 오산에서 동호회 활동을 시작했다. 농구공을 손에서 떼지 않고 지낼 정도로 농구 사랑이 깊은 그는, 농구가 어울려 하는 스포츠이기에 '팀' 활동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농구는 개인 종목이 아니어서 서로 호흡을 맞춰야 하고, 맞붙어야 할 다른 팀들도 필요하다"며 "협회 창설 후 자생적으로 12개 팀이 생겨나 현재 시민리그를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부터 중장년층까지 세대도 두꺼워지고 있다"며 "인근에 복무하는 미군들도 오산 리그에서 활동해 동호회원들끼리는 '글로벌리그'라며 우리 스스로를 치켜세우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의 '농구 사랑'은 '이웃 사랑'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연말이면 협회 자선대회를 통해 참여 팀들이 지출한 참가비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또 협회 산하 단체로 농구아카데미인 'VAULT 바스켓볼'을 열어 청소년들을 위한 재능기부도 한다.
이를 통해 오산시농구협회 중등부 팀이 지난달 열린 제23회 경기도지사기 생활체육 농구대회에 처음 출전해 동메달을 따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김 회장의 목표는 오산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농구가 생활체육으로 더욱 활성화돼, 농구하면 '오산'을 떠오르게 하는 것이다.
오산시는 농구장 등 시설 인프라가 부족한 편이어서, 김 회장은 지역 정치권에 이에 대한 요구도 많이 하고 있다. 오산 농구 저변 확대를 위해 3대3 경기가 가능한 전용 경기장 건설과 관련 대회 신설 등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회장은 "지금이 시작이라 생각하고 농구 저변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농구를 사랑하는 도시를 만드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산/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