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성·곽해성 등과 신뢰 쌓아
빅버드 징크스·꼴찌 탈출 수훈
"하위스플릿 가장높은 7위목표"

인천은 최근 수원 삼성과의 원정경기(25라운드)에서 김호남의 결승골에 힘입어 10년 묵은 '빅버드 무승 징크스'를 날려버릴 수 있었다. 인천은 이번 승리로 꼴찌에서 벗어나며 강등권 탈출의 불을 지폈다.
김호남은 "유상철 감독님과 선수들이 스플릿에 돌입하기 전 남은 10경기 중 5번을 이겨서 시즌 8승을 거두자는 목표를 세웠는데, 첫 상대였던 성남에 져 다들 부담이 컸을 것이다"며 "이어진 수원과의 대결에서 값진 승리를 거둬 선수들의 자신감이 2배로 커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호남은 먼저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나를 비롯해 새로운 선수들이 인천으로 많이 왔다"며 "아무래도 출전 기회가 줄어든 기존 선수들이 마음고생을 했을 텐데, 그라운드에 나서는 동료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이적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인천에서 뛰던 공격수 남준재와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된 그는 소속 팀이던 제주 유나이티드로부터 갑작스럽게 이적 통보를 받는 설움을 겪었다.
공교롭게도 이번 상대가 그의 전 소속 팀이자 인천과 강등권에서 싸우는 제주다. 인천은 오는 18일 제주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김호남은 "중요한 것은 이제 내 소속 팀은 인천이고, 제주는 강등권 경쟁을 하는 상대 팀이라는 사실이다. 제주를 상대로 흥분하지 않고, 냉정하게 경기에 임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5경기에서 2골을 넣은 그는 "나를 도와주는 위치인 (이)재성이형, (곽)해성이, 마하지 등과 자주 대화를 나눈다"며 "신뢰가 쌓여 시너지 효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임신 9개월인 아내가 가장 기뻐하겠다고 하자, "와이프는 내가 잘하든, 못하든 심적으로 흔들리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며 "내 개인 멘탈 코치"라고 웃으며 말했다.
김호남은 유 감독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그는 "오랜 기간 최하위에 머물러 감독님도 위기의식이 컸을 텐데, 한 번도 선수 탓을 하지 않았다"며 "그 점에 크게 감동한 선수들이 '감독님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뛰자'는 말을 한다"고 귀띔했다.
김호남은 "열성적인 응원을 보내주는 홈 팬이 있어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마음 졸여 하시지 않도록 하위 스플릿에서 가장 높은 7위를 하는 게 개인적인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