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경기도시공사, 市 의견반영 한계
시설공단, 수익사업 가능하도록 전환
당정동 재정비 등 지자체 맞춤형 추진
시는 최근 주민설명회를 열어 도시공사의 설립 취지와 필요성 등을 공유하는 한편, 한대희 시장이 현장에 참석, 주민들과 직접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지며 시민들의 이해를 도왔다.
이후 2주간 주민 의견 청취를 마친 시는 이번 주 도시공사 설립에 관한 연구 용역 최종보고회를 통해 사실상 도시공사 설립을 향한 마무리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 도시개발 앞둔 시점, 도시공사는 선택 아닌 필수
시는 도시 기반 시설이 점차 늘어나고 도시 구조 개편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지역 개발에 관한 구심 기구가 없다는 데서 도시공사 설립이 절실하다고 봤다.
또 경기도시공사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외부기관이 사업을 주도하는 경우 군포시의 의견을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고, 이는 지역 실정에 맞는 사업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시는 도시공사 설립을 통해 효율성과 수익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이를 통해 확보된 개발이익을 지역에 재투자해 주민 복지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개발이익의 외부 유출을 막고 이 재원을 시민 복리 향상에 쓸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수익 회수보다 공익적 측면에서 군포시민의 사회적 편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 시의 주된 목표다.
이 때문에 시는 도시경쟁력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현 시점에서 도시공사 설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한다.
시는 앞서 지난 2008년 6월 관내 주요 시설과 사업의 효율적 관리·운영을 위해 4억2천만원의 출자금을 들여 군포시시설관리공단을 설립했다.
현재 공단 내 1본부·4부·10개팀 소속 240여명의 직원들이 체육·레저·교통·환경관리 등의 업무를 맡고 있으며, 시가 맡긴 10여개의 사업을 대행해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시설공단은 기관의 성격상 수익사업이 불가능해 각종 개발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는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이에 시는 개발사업 진행이 가능한 도시공사를 설립해 향후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자금 회수기간이 길고 이해 갈등이 발생할 소지가 큰 지역 개발사업의 특성상, 원활한 사업을 추진하고 중재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구심 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는 기존 시설공단의 조직과 인력을 그대로 승계하는 형태의 도시공사 설립을 준비 중이다. 기존 시설공단의 업무는 이어가면서, 여기에 개발사업 등을 담당하는 전문 부서를 추가 신설해 조직을 꾸릴 예정이다.
단기적으로는 공무원 파견을 통해 운영하고, 중장기적으로 사업 진행에 따라 신규 전문 인력을 채용해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별도의 도시공사를 설립할 경우 설립 절차가 까다로운 데다 운영비와 행정력이 과도하게 들어갈 수 있어, 기존 시설공단을 도시공사 형태로 전환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행정 절차를 간소화한다는 차원에서 행정안전부의 권장 사항이기도 하며 부가세 면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지난달 주민설명회 전반적 내용 공유
한대희 시장, 참가자들과 직접 소통도
"건의사항·우려 등 향후 과정서 반영"
이번주 용역보고회 거쳐 마무리 점검
# 주민 의견 모아 함께 만드는 도시공사
지난 7월 31일 군포시청 별관에서 군포도시공사 설립에 관한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시는 앞서 도시공사 설립에 관한 타당성 연구 용역을 실시해 수차례 보고회를 거치며 내용을 구체화한 뒤, 이날 설명회에서 도시공사 설립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시민들과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그동안의 도시공사 설립 준비 과정과 향후 추진 계획 등을 소개하는 한편, 앞서 도시공사를 세운 타 지자체의 사례도 곁들이며 도시공사 설립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한 시장은 "지난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이 금정역을 지나는 것으로 확정되면서, 당정동 공업지역 재정비를 비롯해 각종 도시재생사업이 필요한 상황에 놓였다"며 "지역 내 개발사업에 도시공사가 앞장선다면 현지 여건을 고려한 개발이 이뤄질 수 있고, 개발이익 역시 지역사회로 환원할 수 있다. 침체한 도시의 성장 동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시설공단을 도시공사 체제로 전환코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시공사 설립이 타당한지 검토 과정에 시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궁금증을 해결코자 마련한 자리인 만큼, 도시 성장에 밑거름이 될 수 있는 좋은 의견을 많이 제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참석한 100여명의 시민들은 도시공사 설립에 따른 궁금증과 우려되는 점, 건의사항 등에 대해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했다.
당동에서 온 강모(여)씨는 "과거에 민간 기업을 통해 개발을 추진한 적이 있었는데, 기업과 주민 간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결국 조합이 해산된 적이 있다"며 "공공기관이 개발사업을 맡는다면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 지역 내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는 소중한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반면 우려 섞인 의견도 이어졌다. 산본1동 주민 김모씨는 "우리 시 여건상 성남·부천·안양 등 큰 규모의 지자체들과 단순 비교해 도시공사가 필요하다는 게 합당한 지 모르겠다"고 했으며, 수리동 주민 이모씨는 "도시개발로 나은 환경이 조성되는 점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수익성 위주로 갈 경우 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체육·주차시설 등에 대한 이용료 인상으로 이어지진 않을지 걱정"이라고 염려했다.
산본1동 민모씨는 "250명가량의 인원 중에서 실제 개발 관련 수익사업을 담당하는 직원은 10명 정도인데, 직원 간 형평성 문제는 없을지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평소 시민 참여와 소통을 강조하는 한 시장은 시민들의 질문에 자신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일일이 답변에 나서며 즉석에서 토론의 장을 형성했다.
이날 나온 건의사항과 시민들의 우려에 대해선 향후 추진 과정에 반영해 보완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시장은 "새로운 군포 100년을 위해 지금은 변화를 찾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고, 당정동 공업지역 일대 재정비와 군포역·금정역 일대 도시재생사업 등을 통해 군포의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선 도시공사 설립이 필요하다"며 "군포시가 보증하는 도시공사가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기관으로 거듭나 변화의 주역으로서 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군포/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